처분 의사 8명 장기요양기관과 계약 "무자격 의사 노인진료" 복지부와 건보공단 관리 소홀 "전수조치 등 강력한 조치 필요"
면허취소 또는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요양원 등 장기요양기관 계약의사(촉탁의)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19일 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 결과, 2014년부터 2020년(상반기) 면허정지나 취소처분을 받은 채 계약의사로 장기요양기관과 계약한 의사는 총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명은 장기요양급여를 청구하여 건보공단에서 비용을 지급한 것이 확인됐다.
해당 의사 1명은 자격정지 1개월 동안 89건(102만원)을, 다른 1명은 2번의 처분기간(자격정지1개월, 자격정지20일) 동안 130건(138만원)을 청구했다.
이들의 총 219건의 무자격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비용청구를 받은 건보공단이 해당 의료행위가 불법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요양기관에서 계약의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면허 취소·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를 걸러낼 수 있는 정보 공유 체계가 없다.
계약의사 지정은 요양기관이 해당 지역의사회의 심의·추천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특정 의사가 면허처분을 받은 사실을 요양기관이나 지역의사회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활동 중인 의사가 행정처분을 받는 경우에도 해당 사실을 요양기관은 통보받지 못한다. 행정처분 의료인이 무자격 진료를 하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부당하게 지급된 활동비용을 환수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면허취소, 자격정지 중인 의료인이 장기요양시설에 해당사실을 근무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답변했다.
계약의사제도는 거동이 불편한 요양기관 입소노인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간단한 의료서비스를 요양기관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최혜영 의원이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보건복지부 뿐 아니라 장기요양기관의 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건보공단조차 면허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했는지 감독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혜영 의원은 "면허정치 처분을 받은 의사가 무자격으로 노인들의 진료를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의료인력에 대한 자격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장기요양기관의 질관리를 담당하는 건보공단은 사후 환수가 아니라 애초에 면허정지 및 취소 기간에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불법 진료를 하고도 의사 두 명은 불법행위에 대한 아무런 제재나 조치 없이 지금도 버젓이 요양기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행정처분 기간에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에 대한 전반적인 전수조사는 물론 해당 의료인에 대한 강력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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