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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왕진수가 대상 논란...의료계 적절성에 의문 제기

발행날짜: 2021-02-02 05:45:59

시범사업 건정심 통과 후폭풍...수술후 관리, 인지장애 환자 대상
의료계 “근거 있나” 반문...단순 환자 만족도로 추진하는 것은 모순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통과한 한의 왕진 수가 시범사업 관련 대상 환자군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의료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9일 열린 건정심에서 한의 왕진 수가 시범사업 안건을 소위원회에서 한번 더 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안건은 의결사항이 아닌 보고사항으로 보건복지부는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 보완하는 것을 전제로 통과시켰다.

실제로 이날 건정심에서는 대상환자를 두고 건정심 위원들의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특히 쟁점이 된 부분은 대상환자군.

'일차의료 한의 왕진 수가 시범사업 추진방안'에서 복지부가 예시로 제시한 환자 유형은 ①마비 ②근골격계 질환 ③통증관리 ④신경계 퇴행성 질환 ⑤수술 후 ⑥정신과적 질환 ⑦인지장애 등이다.

복지부가 예시한 대상환자를 두고 의료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의사는 진찰을 통해 한약제제를 처방하고 침술, 뜸, 부항, 기본검사 등 질환관리를 하면서 필요한 경우 전문 의료기관에 환자를 의뢰하면 된다. 또 환자 교육상담을 맡는다.

의료계는 대상환자 중에서도 수술후 관리와 인지장애 치료를 한방으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두고 의료계는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한방에서 치료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수술후 관리와 인지장애 환자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의사협회 김교웅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방 왕진 시범사업에서 한의학적으로 치료효과가 명확한 것인지, 근거가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한다"면서 "단순히 환자 만족도 여부만 갖고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의사협회가 왕진 시범사업에 대해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자를 확대하는 행보는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저하시키는 행보라고 봤다.

또 다른 의사협회 한 임원은 "일차의료 한방 왕진 수가 시범사업과 관련해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이지만 대상환자 등 세부안은 변경이 가능한 부분으로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견을 반영해서 조율할 수 있다"면서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한의계는 추나요법 급여화, 첩약 급여화에 이어 왕진까지 수가 시범사업을 참여함으로써 일차의료에서 한방 나름의 입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

한의사협회는 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일차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 강화가 기대된다"면서 "한의 왕진 수가 시범사업은 또 하나의 한방 의료행위가 건강보험체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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