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 '위드 코로나' 사례로 새 방역 체계 필요성 대두 "확진자 수 획일적…접종률·사망률·중증 발생률 주목해야"
코로나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 방역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치명률이 낮아지고 백신 접종률이 올라간 만큼 해외에서의 '위드 코로나(with covid)'에 대한 실험을 참고해 확진자 수 기준 대신 사망자와 중증 질환자 발생률을 기준으로 방역 지침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
느슨한 방역이나 방역 해제와 같은 급진적 주장이 아닌 사망자 등의 실제 피해 지표로 기준을 개편하자는 주장이어서 보다 효율적인 방역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델타 변이 출현 이후 보다 낮아진 치명률이 보고되면서 의료계 각층에서 새로운 방역 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영국 및 싱가포르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생활방역 수준에서 관리하는 위드 코로나 체제로 개편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실험에 돌입 한 달이 지났지만 1차 백신 접종률 70%를 넘어서며 치명률은 0.3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 사망자는 100명에 육박하지만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률은 초기 유행 당시 980명(2020년 4월 기준)에서 10분에 1 토막으로 줄었다.
3만명의 영국의 일 확진자 수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급감한 사례를 볼 때 획일적인 확진자 수를 기준 방역체계를 고집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셈.
싱가포르 역시 집단면역 기준인 70% 접종률을 훌쩍 넘기면서 위드 코로나 실험에서도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주 발생한 확진자 수 대비 사망률은 0.05%로 1% 안팎의 독감 대비 더 낮은 사망률이 보고됐다.
이와 관련 조창식 대한일반과의사회 부이사장은 "과거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했던 방역 지침은 확진자 수 증가가 곧 사망자 수의 증가로 이어지는 상관성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지침은 직관적이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변종이 나타나면서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따라서 획일적인 확진자 수 기반의 방역 지침을 사망자 및 중증환자 발생률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방역은 실제보다 위험을 과장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과도한 방역지침 적용으로 경제 활동의 위축 및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방역-경제에서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
다른 전문가도 비슷한 의견이다. 묻지마 방역 해제가 아닌, 방역 기준을 개편하자는 것이어서 방역체계 개편이 곧 사망자 급증과 같은 지표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A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영국에서는 델타변이종이 우세종으로 확진자의 거의 100%에서 델타변이종이 검출되고 있다"며 "확진자 수에 근거해서 해석하면 백신 접종이 효과가 없어 보이고, 봉쇄를 다시 강화해야 될 것 같지만 영국은 확진자 수보다 입원환자 수, 사망자 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델타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입원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지난 1월 대비 5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영국은 확진자 수보다 입원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더 중요한 지표로 여기고 여기에 맞게 정책을 세워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방역체계의 당위성에 힘을 얻는 가운데 실제 정부도 방역 기준 개편에 동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접종률 및 중증 입원 환자, 사망자 등을 중심으로 한 방역 체계 개편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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