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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에 의료진 보다 연구원이 많다? 연구원 절세 악용

발행날짜: 2021-10-07 14:09:27

고영인 의원, 의료인력 대비 131% 연구원 고용 지적
권덕철 장관 "과기부와 협의해 제도개선 논의하겠다"

정부가 추진 중인 연구 전담부처 지원사업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건비 절감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연구기능을 강화하고자 해당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일부 지급하고 있지만 막상 의료현장에선 인건비 절세혜택만 누리는 것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영인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과학기술산업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둔 의료인력 10인 이하(연구인력 제외) 의료기관은 총 111곳으로 이중 의료기관에 의료인력 대비 연구원의 비중이 13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R&D연구소가 설치된 10인 이하 의료기관의 직군별 평균인원을 살펴보면 의사가 1.9명, 간호사가 0.3명, 간호조무사가 1.6명인데 반해 연구원이 2.8명이다.

또한 연구소를 운영하는 10인 이하 의료기관에서 의사 1명당 전담연구원 수는 소기업 2.56명, 중기업 2.45명이다. 동네병원에 의사보다 연구원이 더 많은 셈이다.

사실상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연구인력을 따로 고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체 인력이 편법으로 연구원을 겸업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고 의원의 지적이다.

현행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 중 하나로 기업부설연구소와 연구개발전담부서가 존재한다.

이는 기업이 연구소를 설치하면 연구원 인건비의 25% 세액공제,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부동산 취득에 관한 지방세 감면 등의 R&D 혜택을 제공해 ‘기업’의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제도다.

2019년 연구소를 설치한 226개 의료기관에서 활용한 인건비 등 연구개발비 총액은 250억7600만원이었는데, 총액에서 25% 세액공제를 받는다고 단순 계산하면 총 61억, 의료기관 1곳당 평균 2200만원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덜 냈다고 볼 수 있다.

관리기능을 맡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매년 서면심사를 통해 R&D연구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현장실사를 통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지만 서면심사의 한계가 발생하는 모습이다.

최근 3년간 의료인력 10인 이하 의료기관 111곳 중 69.4%(77곳)는 현장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현장점검을 받은 나머지 의료기관 중 8곳은 '이상없음', 21곳은 '변경신고 요망', 5곳은 '조건부 취소' 판정을 받았다.

고 의원은 "현재 병의원 기업부설연구소를 포탈사이트에 검색할 경우, 연구소 설립을 대행해주는 세무 컨설팅 업체가 다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불법적인 연구원 고용은 보건의료자원 관리의 허점을 증명한다"면서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는 관점의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인건비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과기부와 협의해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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