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과 시설·연령만 제외해 형평성 논란 불가피 단기간 확진자 증감 땐 방역패스 효과 해석 오류 우려
서울행정법원이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방역 구멍 가능성과 차별 논란에 따른 불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점과 마트, 백화점만이 제외돼 식당이나 유흥시설, 영화관 등과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12~18세 청소년 제외에 따라 소아청소년 접종 추진의 당위성까지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서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나 감소 시 방역패스의 유효성을 두고 정책의 오판 가능성도 거론되는 모습이다.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서울시를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행정법원은 서울 내 방역패스 적용 17종 시설 중 일부 및 적용 대상 연령대 중 12~18세 청소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백신 접종 시 중증 발현 위험을 낮추는 공익 목적이 있지만 상점 등은 취식이 이뤄지는 식당이나 카페보다 위험도가 높지 않아 미접종을 이유로 생활시설의 광범위한 이용 제한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또 청소년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사망 사례가 적어 방역패스 적용에 대한 적합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인용이 일부 시설, 연령,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불씨로 남았다.
법원은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신청을 각하, 서울시에 대한 신청만 인정했다. 즉 법원의 일부 인용으로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되는 것은 서울 시내 면적이 3000㎡ 이상인 상점, 마트, 백화점에 그친다.
집행정지 신청에 포함되지 않는 식당이나 유흥시설, 영화관, 노래방, PC방,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시설은 여전히 미접종자의 이용이 제한된다.
12~18세 미성년자의 방역패스도 중단된다. 청소년의 경우 17종 시설 전부 방역패스 없이 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이 역시 서울에서만 적용된다
상점과 마트, 백화점은 백신 접종 없이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반면 식당이나 영화관, PC방, 카페 등은 방역패스가 적용돼 영화관·상점·식당 등이 한 건물에 위치한 멀티플렉스와 같은 형태에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청소년의 제외 판결 역시 향후 방역당국의 청소년 접종 독려 지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현재 우리나라 예방접종 현황을 보면 13일 기준 13~18세 청소년의 1차 접종률은 77.9%에 달한다.
청소년 접종의 편익 비교 시 실익이 떨어진다는 재판부 판단이 나온 만큼 방역당국이 청소년 접종 권고의 당위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11세의 소아에 대한 접종 방안도 검토하는 있어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 확대 계획에 제동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서울 지역에 한정한 정책이 자칫 방역정책의 오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어스(편향)가 없는 통계를 보려면 장시간의 관찰이 요구된다"며 "단기간 서울에서만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감염자 수치에 변화가 있는 경우 모두 방역패스의 효과나 효과 부재로 해석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마트, 백화점에서 방역패스가 없어진 후 (실제 그 연관성과 상관없이) 확진자가 감소한다면 사람들은 방역패스가 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 전국으로 방역패스 철폐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며 "그 반대는 방역패스 강화 논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변화에서도 통계 착시와 그에 따른 방역정책 오판이 우려되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13일(현지 시각) 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민간 기업에 대한 백신 또는 검사 요건 의무 적용을 금지한 바 있다.
의료계의 입장도 엇갈린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방역패스 가처분 일부 인용이 매우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이정도 수준이어서 다행"이라며 "그렇지만 시급성을 다투는 방역정책이 가처분 인용으로 중단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은 매우 아쉽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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