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녹스 에레즈 멜처 CEO, 초저가 판매 전략 타당성 강조 기술력 검증·상용화 최대 과제…"한국은 전략적 요충지"
세계 첫 구독형 디지털 엑스레이를 표방하는 나녹스(NANOX)가 한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 핵심 부품 공장을 세우며 공격적 투자를 하고 나선 것.
고가의 의료기기 중 하나인 디지털 엑스레이의 핵심 기술을 신기술로 대체해 원가를 대폭 낮추는 초저가 보급 전략을 내세운 나녹스는 이미 등장 당시부터 세계 시장을 출렁이게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기술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말 그대로 신기술인 만큼 완전한 상용화가 이뤄져 실제 임상에서의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초저가 디지털 엑스레이 앞세운 나녹스 세계 시장 공략 시동
이에 대해 과연 나녹스는 어떠한 입장과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주 새롭게 나녹스의 수장에 오른 에레즈 멀처(Erez Meltzer) CEO는 이는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에레즈 멀처 CEO는 14일 화상을 통한 만남에서 "일부에서 기술력 및 상용화에 대한 걱정을 하지만 이미 나녹스는 충분히 신기술에 대한 설명과 소개를 마쳤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미 상용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대한 보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세계 각국마다 비지니스를 위한 규제 조건이 다른 만큼 이를 조율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파트너의 개념으로 더욱 더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과연 나녹스가 개발한 디지털 엑스레이는 기존 제품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일단 음극(Cathode)의 차이가 핵심이다. 음극이란 전자관에서 전자를 방출시키는 전극을 말한다. 말 그대로 엑스레이의 기본이 되는 부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다수 엑스레이 제품은 열음극(Hot cathode)를 사용하고 있다. 촬영시 필라멘트를 2000도 이상으로 가열해 열이온을 생성해 엑스레이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나녹스는 이를 냉음극(냉음극) 방식으로 전환했다. 필라멘트를 빼고 반도체를 삽입해 전자를 생성해 엑스레이를 발생시키는 차이점이 있다.
나녹스는 이러한 신기술이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가의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가격적인 부담으로 디지털 엑스레이 보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
에레즈 멀처 CEO는 "의료영상은 현재 임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이며 조기 진단을 통한 인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전 인구의 3분의 2는 이러한 의료영상 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녹스는 바로 이 부분에서 인류 건강에 기여하기 위해 신기술을 통한 디지털 엑스레이 제품을 내놓게 된 것"이라며 "복잡한 기술을 완전히 단순화 시키며 원가를 줄였고 덕분에 가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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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녹스의 특징은 단순히 음극만은 아니다. 나녹스의 주력 디지털 엑스레이인 나녹스아크(Nanox ARC)는 판매 방식도 상당히 특이하다.
대부분 디지털 엑스레이를 구매하지 못하는 국가나 의료기관들이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가격 부담을 꼽고 있는 만큼 아예 사실상 공짜로 보급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는 것.
초기 비용없이 나녹스아크를 의료기관에 일단 비치한 뒤 사용량에 따라서 월별, 연 단위로 비용을 지불하는 쉽게 말해 '구독형' 판매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사실 의료기기 산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방식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판매 전략이다. 신기술을 통해 원가를 대폭 절감한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초저가 보급 전략을 세운 셈이다.
에레즈 멀처 CEO는 "나녹스는 매우 효과적이고 원활한 솔루션을 통해 나녹스아크를 보급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력과 인프라도 갖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신기술을 보급하기 위한 파트너로 콕 찝어 한국을 택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용인시에 2만㎡에 달하는 대형 공장을 신설해 나녹스 디지털 엑스레이의 핵심 부품 생산에 나선 것.
이러한 결정에는 한국이 가진 인프라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나녹스 디지털 엑스레이의 핵심이 바로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필라멘트 방식에서 벗어나 반도체로 엑스레이를 발생시키는 것이 나녹스 디지털 엑스레이의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빼고 생각할 수 없었던 이유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가 4차 산업 혁명을 맞아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혁신 의료 기술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에레즈 멀처 CEO는 "한국이 가진 반도체 기술과 노하우는 우리게에 너무나 필요한 인프라"라며 "또한 임상 의사들의 전문 지식도 월등하다는 점에서 너무나 좋은 파트너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녹스 앞에 마냥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를 활용한 냉음극 방식의 디지털 엑스레이를 두고 아직까지는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녹스를 두고 혁신 기업이라는 평가와 거품이라는 평이 함께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나녹스는 프로토 타입의 기기를 생산해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논란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에레즈 멀처 CEO와 함께 자리한 기술 책임자 아미르 벤 샬롬 박사는 "세상에 없던 신기술은 늘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 테크놀로지의 역사"라며 "우리는 이미 다양한 논문과 프로토 타입을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한 만큼 전 세계로 제품이 뻗어나간다면 이러한 논란은 자연스레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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