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의료기관을 상대로 환자를 대신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실손보험사의 행태에 자동차보험사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수년 전부터 실손보험사들은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잣대로 의료기관이 임의비급여를 했다며 무작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사들 역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위탁 심사 결과를 들이밀며 의료기관에 지급했던 진료비를 토해내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기각'이라는 법원의 판단까지 나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자동차보험 영역에서 한의원의 점유율이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사들의 주요 소송 타깃은 '한의원'이 되고 있다. 다만, 의과 의료기관도 교통사고 환자 치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보험사의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D보험사는 최근 서울 S한의원 원장을 대상으로 383만원을 달라며 손해보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기각' 했다.
D보험사는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의사가 진단한 진단명에 따라 입원 기관에 따른 휴업손해(일실수입)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D보험사는 S한의원에 입원한 교통사고 환자에게 입원 치료에 따른 휴업손해 등을 산정해 합의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심평원이 S한의원이 청구한 입원료와 식대를 일부 조정한 것. 이에따라 D보험사는 S한의원이 과잉 입원 치료를 했다며 조정된 금액이 보험사의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S한의원의 치료 행위가 적정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보편타당한 방법이라고 신뢰해 입원 기간에 대한 휴업손해를 인정했는데 심평원의 심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금이 초과 지급됐다는 게 보험사의 주장이다. 그 금액은 383만원.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의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채권을 양도받아서 이를 근거로 양수금 소송 행위를 하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에 무효 판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 의료전문 로펌 실무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가 교통사고 환자를 치료한 의료기관 대상 휴업손해금 지급을 주제로 해서 전국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환자를 과잉 입원 시켜 보험사가 휴업손해액을 과도하게 지급하게 하는 손해를 끼쳤다는 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S한의원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서로 관계자는 "심평원이 진료비를 조정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의료기관이 환자를 입원시킨 것을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교통사고로 환자가 입은 손해액 산정에서 심평원 심사 결과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주의의무 위반 및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소송에 앞서 의료기관에 합의를 종용하는데 의료기관으로서는 대부분 소액으로 소송하면 일일이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응하고 있다"라며 의료기관의 적극적 대응의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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