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진료과의원이 입점하면서 형성되는 메디칼타워는 병·의원 입점에 적합한 설비와 진료과간 연계 가능성으로 많은 개원의가 관심을 가지는 매물이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인 광화문역 인근 메디칼타워의 입지는 어떨까? 메디칼타임즈는 예비 개원의들이 주목할 만한 상권을 직접 찾아가 봤다.
■광화문 최대 메디칼타워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입점 의원만 15개
광화문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디칼타워는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이다. 2007년 9월 준공된 종로타운은 건설사인 르메이에르건설이 300억 대 분양사기를 저지르면서 매물이 경매에 넘겨지는 등 몸살을 앓은 바 있지만, 현재는 관련 문제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종로타운은 광화문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오피스텔 건물로 지어졌지만 인근에서 가장 많은 병·의원이 입점하면서 대표 메디칼타워로 자리 잡았다. 인접 건물과 비교해 시설이 노후된 편이지만, 접근성이 뛰어난 구조 덕분에 병·의원 운영이 보다 유리하다.
진료과 분포를 보면 통증의학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이 한 곳씩 입점해있다. 이밖에 피부과 2곳 치과 3곳 한의원 4곳이 운영 중이다. 매 층에 약국이 한 곳씩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점심시간 유동인구만 수천 명…실제 환자 내원율 어떨까
종로타운 인근엔 유명 음식점이 몰려있어 점심시간대 유동인구가 엄청났다. 1시간 동안 어림잡아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종로타운 안에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다.
병·의원 수요로 이어지는 유동인구도 적지 않았으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층이 높아질수록 대기환자가 적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의원 수요가 높았는데, 한 피부과의 경우 점심시간 이전에 4명의 환자가 대기 중이었으며 점심시간엔 그 수가 10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4층에 위치한 피부과의 경우 점심시간 대기환자가 3명에 그쳤다.
환자들의 수요는 특정 진료과에 몰리는 모습이다. 앞서 말한 피부과 수요에 더해 3층에 위치한 한 유명안과에 20~30명의 환자가 몰려있었다.
반면 3층에 위치한 이비인후과, 비뇨기과의 경우 점심시간에도 1~2명의 환자가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2층에 위치한 정형외과와 통증의학과엔 2~3명의 환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다만 전반적인 환자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다. 실제 해당 건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폐업한 병·의원은 없다.
이 때문에 현재 개원에 적합한 매물이 없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그나마 개원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은 2층에 있는 25평 매물로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0만 원이다.
종로타운이 A동과 B동으로 나눠진 것도 유념해야 한다. 각 동이 연결돼 있기는 하지만 B동은 에스컬레이터와 멀어 비교적 접근성이 떨어진다.
개원에 적합한 진료과는 이미 입점한 의원과 겹치지 않으면서 인근 수요가 꾸준한 산부인과로 분석된다. 실제 다른 건물에서 운영 중인 한 여성의원은 비교적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4명의 환자가 대기 중이었다.
■종로타운 인근 건물입지는?…신축은 좋지만 접근성 떨어져
그렇다면 광화문의 수많은 건물 중 종로타운에만 병·의원이 몰려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원입지로 적합한 다른 건물은 없을까?
종로타운과 바로 인접해 있는 건물인 삼공빌딩, 타워8, GS건설 본사 등에도 병·의원이 입점해있기는 하지만 그 수는 종로타운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 같은 차이가 건물의 구조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층부터 5층까지가 전부 상업시설인 종로타운과 달리 인접건물은 지하층은 식당가, 일반상가는 별도 건물로 마련해 접근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것.
실제 종로타운 인접건물에 있는 병·의원은 외곽의 간판으로 그 존재는 알 수 있었지만, 실제로 방문하는 것엔 어려움이 있었다. 본관으로 들어가 해당 층에 올라간 뒤 다시 구름다리를 이용해야 하거나, 아예 별도의 입구를 통해야 식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입구로 갈 수 있는 공간이 제한돼 있는 것도 문제다. 내부 구조는 직관적이었지만 대로변과 떨어져 있어 유동인구의 수혜가 덜한 건물도 있었다.
반면 종로타운은 모든 입구가 이어진 데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모든 층과 동을 이동할 수 있다. 입지적으로도 사거리 신호등과 맞닿아 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약국이 있어 진료 후 의약품을 수령하기도 편한 것도 장점이다. 각 건물 간의 시세 차이도 크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종로구청입구 사거리는 광화문역 인근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인근에서 가장 상업시설이 큰 건물이 종로타운"이라며 "뛰어난 입지인 것은 맞지만, 기업체 건물이 많아 상가로 할애된 매물이 적은 데다가 그마저도 음식점이나 카페로 빠져나가니 개원이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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