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국회·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 없는 논의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대한병원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우리나라 수가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해 보다 많은 의료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최근 며칠 간 국회·정부의 행보는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국회·정부 주도로 여러 간담회 및 토론회가 개최됐지만 이는 이번 논란을 의식한 급조된 행사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8월 10일 개최된 '뇌출혈 간호사 사망으로 바라본 응급뇌혈관 의료체계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에선 응급뇌혈관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병의협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뇌혈관외과 영역의 낮은 수가와 고강도 업무량으로 인한 지원자 감소 및 병원의 채용 최소화에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국회는 기피과 문제가 심화하는 필수의료 전 영역을 대상으로 수가를 어떻게 개선하고, 해당 분야 전문의 육성 및 채용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논의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토론회가 겉핥기로 끝나 보여주기 식 행사에 그쳤다는 것.
병의협은 "이는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문제의 정답이 불편해 오답을 모아 정답인 것처럼 포장하는 행태"라며 "실효성 없는 대책 남발을 중단하고 필수의료를 비롯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를 향한 비판도 있었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휴가를 제한해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방식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병의협에 따르면 현장 조사 당시 복지부는 아산병원에 중증응급 관련 의료진에 대한 원내 휴가 규정을 마련하라는 행정지도를 진행했다. 또 전국 상급종합병원에 중증응급 의료진 휴가 관련 원내 규정을 정비하고,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전원 및 이송체계를 점검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아산병원은 위법 사항이 없어 별다른 행정처분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병의협은 "복지부 행정지도와 공문 내용대로만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수익으로 인한 지원자 급감으로 인력이 부족해 필수의료 및 중증응급 분야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수가 인상이나 의료진의 업무량을 줄여줄 대책 없이 휴가를 갈 수 있는 권리조차 박탈한다면 지원율이 감소해 더욱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며 "또 중증응급 환자 전원 및 이송체계 구축 및 규제 가능성을 암시한다면 병원이 인력 부족이나 병상 부족 등을 핑계로 환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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