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병원에서의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건이 수술 가능 의료진의 수급 문제로 비화된 가운데 위암 수술 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세계 위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위암 수술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수술 가능 인력은 연간 10명에 그쳐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2일 대한위암학회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2를 개최하고 국내외 연구자들이 위암 관련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날 학회는 정책세션으로 전공의 수급 문제 해결을 아젠다로 설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혁준 학술이사(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는 "최근 외과 영역에서 수술 가능 인력 부족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며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건과 비슷한 일이 위암 쪽에서도 재현될 우려가 있어 이번 정책 토론 세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암학회에서 진행하는 생각하고 있는 어려움은 크게 전임의 부족과 수가 문제 두 가지로 귀결된다"며 "1년에 10명도 안 되게 배출되는 전임의 수로는 국내의 상부위장관 즉 위암 수술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간호사 뇌출혈 사망사건을 계기로 외과 영역에서의 수술 가능 의료인력의 부족 현상이 도마에 올랐지만 정작 외과 역역 중에서도 위장관외과를 전공하는 인원은 더 적은 것이 현재 실정.
교육을 포함한 의료인 양성 소요 시간 및 늘어난 환자 수를 감안하면 위암에서의 '수술 대란'은 불보듯 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이사는 "외과 전공 인력도 부족하지만 그중에서도 위장관외과를 하는 사람은 더 적다"며 "이제는 우리나라 의사에게 위암 수술을 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까지 오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원을 늘리려면 수가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굉장히 높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위암 수술 수가는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강경 수가를 올린다고 하지만 수가 인상이 일괄 적용되는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암 수가는 타 수술 대비 더 낮아지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많은 개원가의 요청으로 전체적으로 저난이도 수술의 수가는 올라가지만 위암 수술 등 고난이도 및 대학병원이 주로 하는 수술의 수가는 상대적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난이도를 중심으로 위암 수술에 더 높은 수가를 적용해 지원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학회 측의 해법. 불과 3년 전 위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 수가 많지만 수년 째 각 병원별 전공의는 적정 인원의 50~60%만 충원되고 있어 인력 공백으로 인한 '수술 대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2021년 위장관외과 전임의는 5명으로 축소되면서 그 대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상욱 위암학회 이사장은 "불과 한 3년 전 한국이 전세계에서 위암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며 "조기 위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2019년엔 수술한 환자와 내시경으로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합치면 75% 환자들이 조기암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5%가 조기암이라는 수치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지만 우리나라의 5년 생존율 또한 가장 좋을 정도로 우수한 의료진들이 이를 커버하고 있다"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1년 단축돼 지원 증가를 기대했는데 똑같았다"며 "1~4년차에서 4년차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인원이 더 줄어든 부분이 없잖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더 편하고 보수가 높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어 지원이 점차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1년 3만명 정도의 위암 환자를 5~10명의 인력으로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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