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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코로나 전담병원 사라지나…"응급실 과밀화 우려"

발행날짜: 2022-11-03 17:10:20 업데이트: 2022-11-03 17:24:42

응급의학의사회 추계학회 간담회서 23년도 전담병원 계획 언급
중대본·중수본 내년 운영계획 불투명…"수가로 전원 활성화해야"
이태원 참사 막기 위한 지원계획 제시…"희생양 찾기 그만둬야"

내년부터 코로나19 전담병원·병상 계약이 일괄 종료 되면서 응급실 과밀화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응급의학과에서 감염환자 입원·전원을 전담하는 상설기구와 전원수가 등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간담회를 열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 운영계획이 12월 31일까지만 확정된 상황을 조명했다. 관련 예산계획 및 운영계획 역시 마련되지 않았는데 지원이 끊기면서 코로나19 확진자 관리를 포기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추계학술대회 간담회 현장

이와 관련 응급의학의사회 이의선 대외이사는 "계약 종료 1개월 전 통보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고려하면 현재 병원은 2023년도 정부 전담병원 운영계획에 따라 의료진 계약연장 혹은 종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2023년 운영계획이 통보된 병원은 없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종료 및 일상운영으로의 복귀를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병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고위험환자 재택모니터링 역시 올해 12년 31일 종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내년 코로나19 환자 수용·진료 계획을 수립되지 않아 응급실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이 종료된 이후에 확진자 진료지침이 명확하지 않으면 환자 입원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환자의 응급실 체류시간이 증가하고 수술·시술까지의 대기시간도 증가한다. 특히 전원 건수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환자의 응급실 체류시간 증가로 귀결된다는 진단이다.

더욱이 환자의 응급실 체류시간 증가는 구급대 환자 이송과정에서 응급실 입실까지의 소요시간 증가로 이어지며 응급의료체계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재택모니터링이 종료되면서 재택 중등증 환자 조기인지가 늦어져 중환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관련 대책으로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확진자 입원·시술·수술 시 충분한 감염병 격리관리료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확진자 입원수용률 및 전원수용률을 병원평가 혹은 격리관리료 지급액에 반영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봤다.

중대본·중수본이 아니더라도 별도의 감염환자 입·전원 전담 상설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외이사는 "현 상황은 언제든 악화 가능하며 감염병 재난은 반복될 수 있다. 이에 빠르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려면 상설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며 "응급의료체계에서 환자 한 명을 전원하는 일은 의사의 업무량과 진료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응급실 전원에 대한 수가마련 및 중앙응급의료센터 전원조정상황실의 기능적·물리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코로나19 보상 없어지고 관리하라는 얘기도 없는데 결국 확진자들이 접점이 있는 응급실로 올 수밖에 없다. 이런 환자를 보기 위해선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느 병원이 코로나19 보겠느냐"며 "전담병원이 포기할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의사가 내년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응급실에서 온 확진자를 입원시키는 것도 전원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응급의학과가 할 수 있는 부분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전원을 의료행위로 보고 수가를 산정할 수 있는 지에서 이견이 갈리는 상황과 관련해서 이 회장은 "전원이 의료행위인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원을 위해선 어느 병원에서 적정한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과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이 과정을 의료행위라고 봐야한다"며 "전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다면 이를 활성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때도 보상이 없으니 확진자 받는 것을 꺼리는 병원이 많았는데 내년부턴 아예 안 받는 곳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급의학의사회 최석재 홍보이사는 "전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전달체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원을 위해선 중환자실 확보 여부가 중요한데 각 병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2차 의료기관은 여력이 없고 3차 의료기관은 자리가 없는 실정인데 이 때문에 환자가 떠돌아다니며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 전원수가와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한 의료지원계획도 제시했다. 우선 응급의학의사회는 운동경기·공연·대중집회나 스포츠 레저시설 등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에 의사를 포함한 의료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인원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심층 안정평가를 실시하고, 이 같은 공간에 단순 의무실만 설치하는 게 아니라 의료인이 응급의료와 1차 처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상인원에 따른 사전점검과 대책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응급처지·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국가공무원 의무사항으로 정하고 일반인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심폐소생술 가능자에 대한 다양한 보상책을 마련해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재난대응에 대한 국가 연구용역도 확대·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대책마련을 위한 기본적인 연구에 정부의 연구용역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응급의료 전문가들에 의한 실질적인 재난대책 마련 및 시행과 현 재난대응체계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장기적 계획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사회적인 관심이 책임소재에 쏠린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지금은 책임소재를 가릴 때가 아니라 피해복구와 재발방지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선 무의미란 희생양 찾기와 비난, 편 가르기를 멈추고 정부·정치권이 바람직한 개선방향을 위한 논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재난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 맞을까 싶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렸고 그래서 사상자가 생겼다. 이런 사고를 사람이 책임질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라며 "이런 재난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이는 수 개월이 걸리는 일이다. 지금도 전문가들이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결국 잘한 부분도 잘못한 부분도 있을 텐데 이를 개인의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외이사는 "환자안전사건이 생겼을 때 개인들에게 그 책임을 지운다면 관련 사안은 쉽게 끝나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기 마련이다"라며 "이 같은 재난을 분석할 때엔 시스템이 어디에 허점이 있는지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함께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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