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 용량의 장정결제로도 내시경 시야 확보에 무리가 없다는 리얼월드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대 4리터 물과 함께 복용해야 했던 장정결제의 낮은 복용편의성을 고려하면 향후 1리터가 표준 용량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종료된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회의(ACG 2022)에서 장정결제의 용량 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액제 방식 장정결제는 보통 폴리에틸렌 글리콜과 아스코르브산 조합을 2~4리터 물과 함께 복용하는 방식(PEG 제제)이 보편적이었다. PEG 장정결제는 안정성을 인정받았지만 대량의 물을 함께 복용하고 구역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각 제약사 별로 복용량을 1리터까지 줄이거나 알약 형태로 제형을 변경한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하고 있지만 실제 장 세척력이나 거품 지수, 안전성 등에서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지녔는지는 지속적인 검증 대상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연구는 1만 3천여명의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실제성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포르투칼 센호라 다 올리베이라 종합병원 소속 아리엘라(Cátia Arieira) 등 연구진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2개 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에 착수했다.
남성 6406명, 여성 6763명 등 총 1만 3169명의 내시경 피검자들은 1리터 용량의 PEG 제제를 투약했다. 2/3는 당일 1회 복용 방식을, 나머지 1/3은 저녁, 아침의 분할 복용 방식을 택했다.
연구진은 장 세척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보스턴 대장 준비 척도(BBS)를 사용했다. 적절한 세척 여부를 BBPS 척도 6점 이상, 모든 세그먼트 점수 2점 이상, 고품질 클렌징을 세그먼트 점수 3점 이상으로 정의했다.
피검자의 적절한 품질의 장 준비율은 89.3%이었다. 저녁, 아침의 분할 복용 방식을 선택한 투약군에서의 준비율이 94.7%로 당일 1회 복용군의 86.7% 대비 더 높았다.
장 세그먼트별 세척력을 분석한 결과, 각 세그먼트에 대해 분할 투여 요법이 당일 요법보다 수치적으로 우수했으며, 우결장의 경우 각각 95.6%, 89.5%, 좌결장의 경우 97.1%, 91.9%, 횡결장의 경우 97.8% 대 93.1%였다.
평균 BBPS 점수는 분할 투여가 8.02로 1회 투여 6.96보다 훨씬 우수했다. 또 각 대장 세그먼트에서도 분할 투여에서 더 높은 점수가 관찰됐다.
부작용 발생률은 전체적으로 2.3%, 당일 투여 1.4%, 분할 투여 3.9%로 낮았으며 메스꺼움이 가장 흔했다.
국내에서도 1리터와 2리터 PEG 제제에 대한 헤드 투 헤드 비교가 진행돼 그 결과가 9월 공개됐다.
240명을 1 대 1로 1리터 투약군과 2리터 투약군으로 할당해 전반적인 장 세척 여부를 비교한 결과 BBPS는 각각 92.5% 대 90.8%, 우결장 고품질 세척(BBS=3, 40.0% 대 35.8%)에서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전반적인 부작용 발생률도 비슷했다.
이와 관련 연구를 진행한 전한조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1리터, 2리터 두 용량의 제제를 서로 비교하는 임상을 통해 1리터 용량 제제가 대장 근위부에서의 고품질 세정 효과로 전체적인 장세척 효과를 달성했고 비열등성을 확인했다"며 "1리터 용량 PEG 제제는 허용 가능한 대체 장정결제"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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