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담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각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초의사들은 의료계 주도 논의와 관련 대표자 선정에서의 공정성, 적극적인 회원 의견 수렴 등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의료계 내부에서 비대면진료에 대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비대면진료를 전면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선회해 의사 주도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일 의료윤리연구회 강의에서 분당서울대학교 백남종 병원장이 의료계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의 참여를 촉구했다. 전날 진행된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양광모 교수는 의사들이 관련 논의를 주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협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한 것에도 각계 관심이 쏠린다.
해당 의견서는 크게 ▲대면진료가 원칙이며 비대면진료는 보조적인 수단 ▲논의 시작 전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대한 검증·평가 및 부작용 대책 마련 선행 ▲입법 과정에서 의료계와 적극적인 소통 등을 강조하고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비대면진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진료 주체인 의사가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산업계는 이 같은 의료계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계 조건은 기존 산업계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논의의 장이 마련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 산업계 관계자는 "한시적 비대면진료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당연히 필요한 내용이며 1차 의료기관 중심 대면진료 원칙 역시 오히려 산업계가 요구하는 부분"이라며 "환자와 함께 산업계도 비대면진료의 한 축이며 의료계 우려사항을 어떻게 해결할지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함께 산업계도 비대면진료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관련 논의에 소비자와 산업계가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 자체를 왈가왈부하기보다 의료계와 산업계가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의협이 내세운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며 비대면진료의 문제점을 의료계와 함께 협의·검토하는 방향이 옳다"며 "비대면진료가 아예 닫힐 위험이 있는 상황인 만큼 의협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보완하며 쉬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산업적인 논리로만 가다보면 오진, 약물 부작용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누군가는 이를 통제해야 하는데 정부가 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초의사들은 관련 논의가 현장의 요구가 아닌 정치권·산업계 요구로 시작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경우 의료계가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회장은 "산업계가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에 의료계가 이를 이용해야 한다는 접근방식은 안 된다. 지금도 전화 진료로 충분한데 현장 의사들이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산업계 비대면진료 요구가 더 크다는 뜻이어서 우려스럽다. 의정협의체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의정협의체에 참여할 의료계 대표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대면진료 도입 시 경제적인 이익이 예상되는 인사가 의료계를 대변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관련 주식이나 지분을 가지고 있다던지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영위하는 인사가 협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며 "의정협의체에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가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관련 각서를 쓴 사람만이 의정협의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진료 논의 과정에서 의협이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회원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비대면진료 논의가 너무 의협 집행부 주도로만 진행되는 것 같다. 대의원회 결정이라고 해도 그 과정에서 회원 의견을 수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협이 잘할 것이라는 생각은 있지만, 비대면진료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 만큼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 기존 입장이 정부와 산업계 입김에 좌지우지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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