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운영 효율화, 필수의료 강화로 점철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도 조직 정비를 완료하고 정부 지원에 나섰다.
다만 조직을 대표하는 임원 공백 및 임명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어 새해를 불안하게 시작하는 모습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정원을 감축하고 '부'만 조정하는 선에서 소폭의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두 기관 모두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건강보험정책연구원과 심사평가연구소에 있는 '실'을 하나씩 없앴다.
건보공단은 343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고 건강보험연구원 산하 글로벌협력실과 4개의 부를 폐지했다. 대신 건강보험료부과체계 개편 등의 정책 추진을 위한 부서 등 2개 부서를 신설했다.
만성질환관리실 산하 일차의료개발부와 보건의료자원실의 의료시설자원부, 요양급여실의 통합재가부를 폐지했다. 반면, 안전관리실에 보건관리부를, 자격부과실에 보험료사후관리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심평원 역시 89명을 감축하고 심사평가연구소 산하 정책연구실을 폐지했다. 정책연구실 산하에 있던 근거기반연구부, 분류체계개발부, ICD-11국내도입추진부, 상대가치개발부는 각각 심사평가연구실, 포괄수가실, 의료수가실로 편입됐다.
더불어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급여전략실 급여관리부와 예비급여부도 없어졌다. 급여전략실 예비급여부와 예비급여평가부는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던 비슷한 개념인 '선별급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가 선별급여평가부로 통합됐다.
현 정부 필수의료 강화 정책 기조에 맞춘 정책지원 부서는 심사평가연구소 의료체계개선실로 집중시켰다. 의료체계개선실은 의료체계정책개발부와 필수의료정책지원부로 이뤄졌다. 공공정책수가 첫 모델인 공공어린이병원 지원 시범사업 및 중증환자 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등을 수행한다.
■ 소폭 인사 이동 및 감축 중심 조직개편 이유는?
통상 새해에는 이사장 및 원장의 성향, 경영의지 등을 반영해 인사개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편인데 올해 인사폭은 크지 않았다는 게 내외부 평가다.
현재 양 기관의 수장 모두 지난 정부에서 임명됐던 인사인데다 공공기관 인력 감축이 현 정부 기조이다 보니 인사 및 조직 개편 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일례로 최근 건보공단은 내부 승진 자리인 기획이사와 장기요양이사 임명 과정에서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1순위로 추천한 인물이 아닌 2순위, 3순위에 있던 인물이 이사직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임추위 추천이라는 공식적인 절차가 있지만 사실상 1순위는 이사장의 의지가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후순위 인물을 임명했다는 것은 기관장 힘 빼기 일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보기에 좋지않은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이사장의 임기가 상당 기간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임원 임명 과정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상치 못한 임원 인사로 상위직 인사가 상당 부분 꼬였다. 그렇다 보니 새해가 됐음에도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귀띔했다.
심평원 내부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 심평원 조직의 2인자라고 볼 수 있는 기획이사 하마평에 감사에 지원했던 인사가 또다시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김선민 심평원장 임기도 오는 4월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직 개편에 큰 힘을 쏟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현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라는 국정철학을 이행하면서도 공공정책수가 도입, 필수의료 강화 등을 해 나가야 하는 현실을 동전의 양면 같다며 뼈 있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적인 조직으로 꼽히는 심평원의 책임이 높은 자리에 행정경험이 부족한 인물을 코드인사로 지명하려는 움직임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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