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던 국내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시장에 국산 제품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국산 CGM 등장 소식에 국내 제약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기존 CGM 품목 모두를 국내 제약사가 유통 및 판매를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CGM 시장의 경우 덱스콤 'G6'(국내 공급사 휴온스)와 애보트 '프리스타일 리브레'(국내 공급사 대웅제약), 메드트로닉 '가디언커넥트 시스템'(국내 공급사 한독) 등이 경쟁하고 있다.
모두 글로벌 기업의 CGM 품목을 국내 제약사가 모두 유통 및 판매하고 있는 셈인데, 제약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판매와 연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내 혈당측정기 시장 1위 기업인 아이센스도 올해 국산 CGM 품목 출시를 준비하면서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 달 CGM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한 상황.
아이센스는 올해 3분기 최종 품목허가를 따내 올해 내 국내 처방시장에 자사의 CGM인 '케어센스 에어'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아이센스는 지난 16일 카카오헬스케어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과 제품 개발 역량을 활용해 협업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향후 국내 CGM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CGM 기기를 보유한 아이센스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헬스케어가 협업, 서로 연계한 당뇨병 치료 사업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이제 남은 것은 아이센스의 CGM을 누가 국내에 유통‧판매할 것이냐는 궁금증이다.
기존 CGM 모두가 국내 제약사가 유통‧판매를 도맡고 있는 만큼 아이센스 제품 또한 유사한 형태의 판매 모델을 가져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이센스가 직접 영업‧마케팅이 나설 수 있지만, 병‧의원의 영업망을 갖춘 제약사와 협력하는 것이 시장에 안착하는데 더 수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아이센스 관계자는 "품목허가를 받는 동안 본격적인 생산 준비와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CGM의 생산은 송도 공장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와 유럽을 중심으로 유통을 함께할 파트너 선정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주요 당뇨병 치료제 특허 만료에 따라 복제의약품(제네릭)이 쏟아지는 동시에 SGLT-2 계열 당뇨병 치료제 병용급여 적용까지 앞둔 상황에서 제약사들도 처방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CGM 판매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CGM이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품목과 비교해 가격 면에서도 장점이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 의학계에서도 CGM 활용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치료제와 연계한 활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인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반영됐지만 세계적으로도 CGM 적극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한 적정 혈당 유지 시간(Time in Range, TIR)인 70~180mg/dL 70% 이상(1일 17시간 이상)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가이드라인을 통해 TIR에 대한 내용이 강조됐는데 앞으로 1형, 2형 당뇨 모두에서 CGM 활용이 적극 권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 아이센스 CGM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처방현장에서의 활용확대를 점치기에는 이르다"며 "카카오헬스케어 협력을 통해 어떤 것을 계획하는 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기존 기기들과 비교해 계측교정(calibration) 여부 등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을 임상현장에서 거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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