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직역이 납득할 수 있는 간호법 중재안을 마련하고 면허취소 범위를 중범죄·성범죄로 한정해야 한다는 요구다.
11일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면허박탈법 폐기 2차 연가투쟁'을 개최하고 해당 법안이 제정되는 것은 우리나라 보건복지의료에 사망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날 개원가를 중심으로 휴진 등 부분파업이 이뤄진 것에 양해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을 막는 것이 대승적으로 옳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우리가 불가피하게 의료를 '잠시 멈춤'을 하지 않으면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이라는 악법들로 이 땅의 보건의료와 국민건강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의 강행처리로 400만 보건복지의료인들의 분노와 참담함은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간호사보다 약자인 보건복지의료 약소직역의 외침을 무시했으며, 국민건강을 도외시했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며 "그러고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간호법이 다른 보건복지의료 직역을 외면한 채 간호사에게만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장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팽창된 간호행위를 명목으로 의사 지도감독 없는 단독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해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국민건강위협법"이라며 "이에 더해 약소직역 생계박탈하고 간호조무사 학력을 제한함으로써 간호사가 간호조무사를 종처럼 부리는 한국판 카스트제도를 법제화한 위헌적 신분제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면허박탈법 역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성이 있는 불합리한 법이며, 필수의료에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의욕을 완전하게 저해하는 악법"이라며 "중범죄나 성범죄를 넘어서 모든 범죄를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면허취소법'은 의료인을 타깃으로 한 민주주의 사회의 공정한 가치를 훼손하는 과잉입법이자 과잉제재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 원팀으로 일해야 할 의료계가 간호법으로 두동강 났다고 말했다. 간호법이 대통령 공약이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자가당착이라는 민주당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곽 회장은 "그 어디에도 약소직역에 대한 배려나 존중은 없다.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보건의료분야 종사자 대표들이 단식을 통해 악법 철폐를 외치다 응급실에 실려가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그 어떤 사과도 없다"며 "여전히 민주당의 눈에는 우리 13개 보건복지의료단체 400만 회원의 피눈물과 호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의료계를 갈등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린 더불어민주당은 심판받아야 한다"며 "400만 회원들이 다가오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 보여줄 것이며, 민심이 순리대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정당 지지도에서 기존의 여소야대 판세가 뒤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협회 박태근 회장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모든 보건의료인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간호법 대안이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극단적 투쟁이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국민을 위한 대안을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라며 "어떻게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리는 극단으로,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서로를 향해야 한다는 말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분열과 반목은 국민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간호협회 지도부 여러분 논의의 테이블로 나오라"며 "우리 함께 국민을 위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박명하 위원장 역시 간호법 중재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생을 위한 대안을 제시된다면 얼마든 수용하겠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간호사 처우개선을 지지한다. 다만, 간호사만 아니라 전체 보건의료인의 처우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초고령시대 부모돌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간호사만으로는 부모돌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오히려 부모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아 "의료인 면허관리도 강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우발적인 교통사고도 면허를 빼앗는 것은 강탈"이라며 "우리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포기하지 않겠다. 통합과 연대로 수준 높은 의료와 돌봄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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