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속속 임상 현장에 보급되고 있지만 의료진들의 신뢰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료진의 42%가 번아웃 증상을 보이며 의료 현장 이탈을 고민중에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GE헬스케어는 전 세계 8개국 2000명의 의료진과 5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Reimagining Better Health' 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일단 의료 AI는 여전히 기대감과 의심 사이에 있었다. 상당수 의료진이 분명한 장점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신뢰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문 결과 61%의 의료진은 의료 AI가 임상적 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보다 신속한 의료 개입(54%)과 운영 효율성 개선(55%)에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신 역시 여전했다. 의료 AI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의료진들은 전체의 43%에 불과했으며 특히 미국 의료진의 경우 그 비율이 26%에 그쳤다.
이는 경력이 많은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16년 이상 경력을 가진 의료진들이 AI에 대해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던 것.
이들 중에는 33%만이 AI 데이터의 유용성을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AI가 편향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의료진들도 44%에 달했다.
환자들이 최우선적으로 중점을 두는 것은 질병을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솔루션이 아닌 의료 서비스의 제공 방법, 장소, 시기의 유연성 향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 이외의 환경에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의료진 50%는 전통적 임상 환경 이외의 장소에서 진료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들 중에서도 62%가 새로운 진료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으며 가정 혹은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 의사의 지시없이 행해지는 검사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행위의 주체도 환자들은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부분의 환자(67%)는 주치의에 대해서는 높은 신뢰도를 보였지만 그 밖의 헬스케어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도는 낮았다.
52%의 환자들이 의사나 간호사, 조산사, 약사가 아닌 헬스케어 관련 종사자들의 조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의료 서비스 모델에서 겪는 불편함의 주된 원인은 의료 시스템의 기술적 호환성 문제로 인식되고 있었다. 의료진 51%만 의료 기술이 원활하게 통합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의료기술이 사용하기 쉽고 직관적이라고 응답한 의료진도 53%에 그친 것.
또한, 다양한 시스템과 플랫폼에서 환자의 데이터 활용이 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도 많았다.
의료진 중 41%는 신뢰할 수 있는 환자의 전자 기록에 제때에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환자의 35%는 의료진이 담당 환자의 건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특히 의료진의 번아웃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의료진들 중 무려 42%가 임상 현장 이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었으며 39%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8개국 모두에서 부적절한 보상과 일과 삶의 불균형이 이직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의료진의 47%가 경영진으로부터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이유다.
환자들은 의료진의 번아웃으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고 있었다. 환자 43%는 의료진이 환자의 이야기에 무관심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의료진이 환자의 개인적인 상황에 공감하거나, 그것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끼는 환자는 42%에 그쳤다.
GE헬스케어 피터 아두이니(Peter Arduini) 최고경영자(CEO)는 "헬스케어와 같은 전문 분야에서는 발전을 위한 과제가 더욱 복잡하며 이에 대한 해결은 의료진과 환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이번 보고서가 의료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를 다시금 재조명하고 모든 의료인들이 환자의 요구에 맞춰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이끄는 것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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