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함유 의료기기 폐기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병원별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폐기비용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유예기간을 둔만큼 자발적 폐기를, 의료계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료계는 그동안의 저수가 기조로 의료기관이 공공화 된 만큼, 환경 등 공적인 사안엔 정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논리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주말, 환경부가 수은 함유 의료기기를 능동적으로 수거하고 관련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는 환경부가 2020년 미나마타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수은 함유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면서 정한 폐기 유예기간이 지난 21일 끝난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폐기 및 수거·운반비용이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백만 원 이상 드는 탓에 의료계에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자체나 보건소 등을 거점으로 수거하는 방식을 채택할 시 체온계·온도계가 6만6000원, 혈압계가 16만5000원이다. 만약 개별처리하게 되면 30만~70만 원의 비용이 청구된다. 운반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데 기본요금은 5개 수량에 10만 원이며 추가되는 대로 단가가 붙는다.
혈압계 6개와 온도계 4개를 배출할 때 추가운반비와 처리비를 더해 총 137만4000원의 비용이 청구되는 식이다. 혈압계 1개, 체온계 2개만 배출해도 비용이 40만 원이 든다.
소청과의사회는 그동안의 저수가로 민간 의료기관이 공공성을 띄게 된 상황을 조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의 문제인 환경에 대한 부담을 의료기관에만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엔 수은 함유 의료기기는 구매 및 사용에 제재 없었던 만큼, 지금 와서 부담을 지우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소청과의사회는 국민신문고 민원 이후에도 직접 환경부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문제 해결을 적극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수은 체온계와 혈압계가 몸에 해롭다고 생각했다면 정부가 제조허가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괜찮다고 허가 해놓고 이제 와서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운 병의원들에게 이렇게 큰 부담을 지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10원 단위까지 의료비를 강제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 병·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학교나 다름없는 공공성을 없이 가지게 됐다"며 "하지만 정부는 필요에 따라 언제는 공공성을, 어떤 때는 개인 사업자라고 나오고 있다. 수은 체온계·혈압계는 전적으로 정부 책임 하에 정부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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