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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비만 시장…위고비vs마운자로 후속 연구 2차전

발행날짜: 2023-08-14 05:30:00

노보노디스크‧릴리 비만치료제 성과 높은 성장세
각 제약사들 후속 연구 박차…"향후 경쟁력 향방"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주도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마운자로(성분명 티제파타이드)가 합류를 앞두면서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아직 마운자로가 비만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높은 매출을 올리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

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은 이제는 체중감량 효과를 넘어서 충분한 공급량 확보와 편의성, 심혈관 효과 등 후속 연구를 통한 경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13일 제약계에 따르면 비만 시장의 팽창으로 각 제약사들이 후속 연구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비만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51%가 과체중(BMI가 25kg/m2 이상 30kg/m2) 이고 4명 중 1명이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치료제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 여기에 비만치료제는 미용 이슈와 맞물리며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처방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이 엔데믹 기조로 들어서면서 2020년과 2021년 성장률이 주춤했던 비만 시장은 2022년 22%가량 성장하면서 다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주요 비만치료제를 보유한 노보노디스크와 릴리의 매출을 통해서 확인해볼 수가 있다.

릴리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83억1210만 달러(약 11조 176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마운자로의 매출은 9억7970만 달러로 올해 1분기보다 70% 이상 급격히 증가해 시장 예상치 7억4300만 달러를 상회했다.

미국 내 매출이 9억157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미국 외 매출은 6400만 달러였다. 이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티제파타이드(상품명 마운자로) 대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위고비)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상반기 매출이 1076억6700만 크로네(약 158억7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만치료제는 181억4800만 크로네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8% 성장했는데 위고비가 120억8100만 크로네의 실적으로 367%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삭센다는 60억6700만 크로네로 36% 성장했다.

앞서는 위고비 '편의성‧심혈관계' 연구 경쟁력 강화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매 분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료제를 가진 노보노디스크와 릴리의 셈법은 복잡하다.

글로벌 측면에서 보면 비만치료제 시장 자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경쟁 치료제가 있는 만큼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진 것.

먼저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된 위고비는 체중감소 효과를 넘어 심혈관계 효과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결과를 내놓으며 치료제 역할 확장이 기대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말에 개최된 83회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에서는 세마글루티드의 주사제 제형을 넘어서 경구 비만약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를 확인한 임상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 대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효를 살핀 OASIS 연구.

BMI 30 이상인 성인 667명을 대상으로 주1회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50mg(n=334) 또는 위약(n=333)에 무작위 할당해 투약 68주 후 체중 변화를 살펴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평균 체중은 15.1% 감소했고, 위약은 2.4% 감소에 그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전세계 비만인구 변화(아이큐비아 보고서 발췌)

또 지난 8일에는 SELECT 심혈관계 영향 시험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예방을 위한 표준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비만치료제를 넘어 심혈관 질환으로 적응증 확장을 예고한 상태다.

SELECT 심혈관계 연구는 표준요법제에 더해 보조요법제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 또는 위약군을 주 1회 투여하면서 주요 심혈관계 증상(MACE)을 예방하는 데 나타낸 효과를 최대 5년 동안에 걸쳐 추적조사한 연구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티드 2.4 mg으로 치료받은 사람들은 위약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우수하게 20% 감소한 것으로 입증돼 1차 목표가 충족됐다.

마운자로의 경우 심혈관 질환 혜택에 대한 임상연구인 SURMOUR-MMO 연구가 2027년에 판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위고비의 이번 연구 결과는 경쟁력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노보노디스크의 마틴 홀스트 랑게 개발부문 부사장은 "비만인 사람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큰데 지금까지 효과적인 체중 관리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 의약품은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치료법까지 변화시킬것"이라고 밝혔다.

뒤쫓는 마운자로 체중감량 효과 'Best-in-class' 강조

위고비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한 마운자로의 경우 비만치료제의 가장 핵심인 체중감량 효과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시간에 따라 심혈관 질환 등에 대한 임상 연구도 발표되겠지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존 시장에 출시된 치료제 대비 높은 효과를 내세우고 있는 것.

현재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동종계열 최초로 GLP-1과 GIP 수용체들을 활성화해 체중감소 및 혈당 강하 효과에서 기존 약제들 대비 우월한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ADA에서 공개된 SURMOUNT-2 임상을 살펴보면, 체중 혹은 비만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 938명에 티제파타이드 10/15mg을 투약, 효과와 안전성을 살핀 결과 평균 체중 100.7kg, BMI 36.1kg/m2 HbA1c 8.02%의 참가자들은 티제파타이드 10~15mg 투약 72주 후 평균 12.8~14.7%의 체중감량을 달성했다.

이번 SURMOUNT-2 임상 공개로 의외의 수확은 세마글루타이드와 간접적인 효과 비교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티제파타이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지는 세마글루타이드는 SURMOUNT-2 임상과 유사한 설계의 임상(STEP 2)을 진행, 2021년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비만치료제 개발 연혁(한국바이오협회 자료 발췌)

STEP 2 임상은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의 체중 관리를 위해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 1.0/2.4mg을 주 1회 피하 주사해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세마글루타이드 2.4mg(n=404), 세마글루타이드 1.0mg(n=403) 또는 위약(n=403)에 무작위로 배정돼 68주간 투약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는 9.6% 체중감소를 달성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 2 임상과 유사한 설계의 티제파타이드의 SURMOUNT-2 임상 결과 공개로 두 성분 간 간접 비교는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이날 SURMOUNT-2 임상을 발표한 주요 연구진들도 효과면에서 티제파타이드가 12.8~14.7% 감량을 달성했지만, 세마글루타이드는 9.6%에 그쳤다는 점을 언급, 티제파타이드에 보다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릴리는 지난 4월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SURMOUNT-5라는 연구명의 임상 3상 시험을 등록했는데 과체중 성인의 세마글루티드 2.4mg대비 티제파타이드의 효과 및 안전성 평가를 주제로 하고 있어 향후 직접 비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지난 7월 말에는 티제파타이드의 임상 3상 시험 SURMOUNT-3 및 SURMOUNT-4 결과를 발표하는 등 높은 수준의 체중감소 효과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아이큐비아는 "마운자로가 Best-in-class 효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릴리가 head-to-head 임상을 통해 위고비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올바른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위고비, 마운자로 임상 결과 발표(아이큐비아 보고서 발췌)

비만치료제 경제 공급, 복용 기간, 약가는 과제

다만, 비만치료제가 성장세와 우월한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비만치료제는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한 지적도 존재하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복용기간 ▲약물반응률 ▲과체중-건강 인과성 논란 ▲비싼 약가 등에 대한 과제를 언급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연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지 여부다"며 "세마글루티드 복용을 중단한 참가자는 1년 후 감소된 체중의 약 3분의 2를 회복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약물반응률의 경우 리얼월드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하지만 현재까지 분석된 바로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날씬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약물이 과체중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의도치 않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는 체중 이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위고비는 한 달에 약 1300달러에 달하며 미국의 많은 보험회사는 비만치료제를 허영심 마약(vanity drugs)으로 치부해 보험적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인데, 마운자로가 아직 비만 적응증 허가를 받기 전임에도 오프라벨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노보노디스크와 릴리가 공장 증설 등의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품절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치료제'의 대명제인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남기고 있어 이는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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