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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저수가에 실형까지…외과 지원율 어쩌나

발행날짜: 2023-09-11 05:30:00

외과의사회, 기자간담회 열고 외과계 불균형 해결 촉구
"젊은 의사에게 추천 못 해…피부·미용으로 갈 수밖에"

외과계에서 수술 수가 불균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외과 전문의가 장폐색에 보존치료를 시행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전공의 지원율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10일 대한외과의사회는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술 수가에서 의사 행위료가 저평가된 상황을 조명했다. 여기서 의사 행위료는 수가의 22% 수준으로 낮아 외과계를 무너뜨리는 주범이지만,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 역시 오는 25일부터 시행돼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한외과의사회가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평가된 수술 수가 의사 행위료 등 외과계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소장폐색환자의 수술을 늦췄다는 이유로 외과 전문의가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금고형을 선고받으면서 대외적인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이 의사는 지난 2017년 장폐색 의심 환자의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치료를 결정했으나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재판에 넘겨졌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받았다.

외과 수술은 저평가된 행위료로 의사에게 1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만 떨어지는데, 이를 위해 위험성이 높은 수술을 하다가 오히려 실형을 사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과의사회는 현재도 외과 전공의가 부족해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판결이 나온다면 전공의 지원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 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은 "전공의가 부족해지니 병동에서 환자가 수술할 때를 제외하곤 교수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문제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공공임상교수제도가 실패했고 입원전담의 역시 모집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이를 대신해 진료보조인력(PA)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행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외과의사회 천영덕 보험부회장은 "외과 전공의들은 대부분 시간을 차트 정리에 사용하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으로 수련을 위한 시간도 부족해졌다"며 "이 공백을 메꾸기 위한 정책이 입원전담전문의인데 구하면 상관없지만 그럴 수 없는 곳에선 PA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대책으로 의대 증원이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선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의사 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외과 지원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쌍꺼풀 등 피부·미용 수술은 100만~200만 원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반면, 맹장 수술은 30만~60만 원 수준이라는 것. 그마저도 의사에게 떨어지는 행위로는 7만5000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불균형이 심한 상황에서 외과 의사를 늘려봤자 결국 피부·미용 의사만 많아진다는 지적이다.

만약 이 같은 불균형 문제가 먼저 해소된다면 의대 증원, 의학전문대학원, 공공의대 등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의대 정원은 조건부 찬성이다. 필수의료가 차별받고 있다면 의대 정원을 늘리든 의전원이나 공공의대를 만들든 해결되지 않는다"며 "남들이 하기 싫은 일에 종사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 제발 정부가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미봉책 남발은 결국 본인과 그 가족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어도 수술 수가에서 의사 행위료를 지금의 10배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외과의사회 최동현 총무부회장 "의료계 요구는 기승전 수가인데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특히 최근에 외과를 힘들게 하는 사건이 많다"며 "수술실 CCTV, 의사 형사처벌 등 외과에 들어오려는 선생들이 없을 거고 미래가 참담하다. 매번 지적되는 문제지만 정권과 담당 공무원이 계속 바뀌면서 매번 얘기가 되풀이되고 정체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료비가 정액수가로 한정된 것이 특히 문제다. 수술엔 다양한 기구들이 사용되는데 수술비가 200만 원이라고 하면 150만 원이 재료비로 나가는 구조다. 수술하면 할수록 인건비만 올라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재료와 장비가 개발돼도 가격 보장이 안 되니 들여올 수 없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의료는 반대인데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관련 논의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난점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선 의료계 역시 의료사고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기존 행태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의사는 의료사고로 분쟁이 생기면 유감이라는 말도 못 한다. 이를 인정하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자신이 잘못한 것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동안의 모습을 반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들이 의료사고를 배상할 수 있을 정도로 수가에 위험도가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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