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살리기를 국정 과제로 삼고 집중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보건복지 중 보건을 관장하는 박민수 제2차관은 의대생들 앞에서 필수의료 위기 해결을 위한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사법 리스크 해소, 근무량 축소, 보상을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서울대병원에서 예비 의료인을 위한 세상을 살리는 의료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토크콘서트는 2021~23년 공공 지역의료인력 양성 관리 및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의대생을 대상으로 사전에 수요 조사를 해 이뤄졌다. 박민수 차관의 제안으로 이뤄진 토크콘서트에는 주말임에도 80명에 가까운 의대생이 직접 자리했다.
토크콘서트는 손윤희 청년보좌역의 진행으로 이뤄졌는데 김기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민정 복지부 필수의료보장과 사무관,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박 차관 역시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여해 2시간 내내 필수의료의 방향성을 의대생에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해결 의지를 강하게 전했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차관은 "차관이 되고 나서 의료현장을 많이 다녔다"라며 "병원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별로 행복해 하지 않는 모습을 봤다"라며 우리나라 필수의료 위기는 진료과목의 위기도 있지만 '병원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박 차관은 현장 의견을 수렴하면서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으로 ▲사법 리스크 해결 ▲근무량 단축 ▲보상을 제시했다.
그는 "필수의료 진료과 의료진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문제가 사법 리스크였다"라며 "쉽지는 않지만 꼭 해결하려고 한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 혼자할 게 아니라 의료계와 힘을 합쳐 제대로 연구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진 업무량이 너무 많았는데,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병원들은 수입에 맞춰 인력을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의사는 전문의가 중심이 되는 구조, 즉 전공의에 의존하던 것을 탈피해 봉직의를 더 많이 뽑아서 일을 할 수 있게 구조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도 마찬가지"라며 "간호등급제 개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통해 많은 인력이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의료인 개개인의 업무부감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계가 가장 먼저 내세우는 보상, 즉 수가는 세 번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박 차관은 "처음에는 보상이 제일 중요한 줄 알았는데 정부가 갖고 있는 수단으로서 가장 강력한 게 보상일 뿐이지 의료계가 원하는 첫째는 아니었다"라며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더 해주는 게 정의롭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같은 30분이 들어가는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필수의료 영역 의료행위는 생명과 직결돼 긴장도가 높을 것"이라며 "이들의 노력에 대해 반영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일반인이 갖고 있는 마음속 정의감에 부합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방향성을 설정 했을 뿐 단시간에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의료환경이 급변할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차관은 "내년에 당장 바꾸겠다는 것은 어렵다"라며 "현재 제도와 구조도 수십년 동안 누적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모두 뜯어 고칠 수는 없다. 개정의 방향을 명확하게 짚고 계속 가다 보면 바뀔 것 같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 지원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민정 필수의료보장과 사무관은 "의대생의나 전공의가 필수의료 분야를 경험하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정책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라며 "중증응급환자 보는 의료기관 인프라를 유지하거나 수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에 남아 환자 돌보는 일을 선택한 의사들도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담겼다"라며 "필수의료는 개별단위 기관이 모든 의료대응을 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어서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부분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된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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