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병원산업 박람회인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HEALTH TECH FAIR with HIMSS 2023, KHF 2023)가 차별화 가능성을 확인하며 3일간의 대장정에 막을 내렸다.
단순히 의료기기 전시의 개념을 넘어 플랫폼 단위로 '병원 산업'을 조명하고자 하는 체질 개선 시도가 자리를 잡으며 차별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10주년을 맞이해 병원 산업과 헬스테크의 접목을 새롭게 시도하면서 KIMES와의 경쟁에서 벗어나 독자적 노선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병원 산업' 집중한 KHF 2023…체질 개선 시도 주목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고 메쎼이상이 주관하는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HEALTH TECH FAIR with HIMSS 2023, KHF 2023)가 14일부터 진행된 일정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 장기화라는 긴 터널을 지나 완전한 엔데믹 시대를 맞은데다 올해 10주년을 맞으며 국내 양대 박람회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올해 KHF 2023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상황.
실제로 올해 박람회에는 220개 기업이 550개 부스를 열며 코엑스 C홀과 D홀을 가득 메웠다.
특히 올해 박람회는 완연하게 과거 박람회와 결을 달리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과거 박람회가 효율적 전시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박람회는 '클러스터' 단위의 섹터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과거에는 개별 기업들의 부스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부터는 특별전 형식으로 그룹화를 이룬 셈이다.
이는 주최, 주관사의 노력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KHF를 주최하는 병원협회와 주관사인 메쎄이상은 수년전부터 박람회의 체질 개선을 시도해 왔다.
소비자 대상이나 개원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B2C 모델을 걷어내고 병원급 이상에 적용되는 토탈 솔루션 등 플랫폼을 앞세우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병원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이니 만큼 철저하게 '병원 산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는 부분. 대신 여기에 차세대 병원 솔루션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KHF 2023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사업위원회 및 상임이사회를 통해 박람회 명칭도 올해부터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며 "병원계의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료 인공지능을 비롯한 웨어러블, 플랫폼 등이 한데 모인 디지털헬스케어 특별전이 대표적인 경우다.
과거 박람회에서는 각 기업들이 주력 상품을 전시하는데 집중했지만 올해 박람회에서는 클러스터로 묶어 주목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특별전에는 뷰노와 루닛, 딥노이드 등이 한데 모여 의료 영상에 기반한 AI 제품들을 선보였다.
또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마련한 닥터앤서 코너에도 메디컬아이피, 인피니트헬스케어, 뉴냅스 등 19개 의료기기 기업과 분당서울대병원 등 30개 병원간의 협업 사례 등이 대거 소개됐다.
스마트병원 특별관 등 전면에…세미나와 포럼도 방향 전환
이러한 체질 개선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병원' 특별관이다. 병원 산업과 헬스테크 기업들간의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
실제로 이 자리에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의 구축사례는 물론 강원대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등 지방 거점 병원들도 자리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헬스커넥트 및 레몬헬스케어와 공동으로 구축한 스마트 입원환경 소통 플랫폼을 소개했고 삼성서울병원은 스튜디오 3S, 다민로봇, 유엔에스테트워크와 공동으로 구축한 DX output 지능형 병원 모델을 선보였다.
세브란스병원도 마찬가지로 인포마이닝, 피플앤드테크놀로지, 레몬헬스케어와 공동으로 만든 산모 맙춤형 전주기 스마트병원 선도 모델을 전시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세미나와 포럼 등도 모두 병원 중심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 B2C 부분을 배제하고 병원 관계자들이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만 컨텐츠를 채운 것이다.
종합병원 이상을 타깃으로 한 AI 물류 자동화 포럼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재고와 자산관리 등 병원 내 업무 효율화를 위해 스마트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병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선도 모델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이 자리에는 실제로 스마트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이 로봇 기반의 물류혁신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참여해 로봇 기술을 병원 물류에 적용한 경험이 있는 한림대성심병원 이미연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수정 교수도 실제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도 좀 더 단단해져서 돌아왔다. 산·학·연·병을 한자리에 모아 디지털헬스케어를 조망한다는 목표에 맞게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을 모아 논의의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자리에는 세계보건기구(WHO) 디지털 헬스테크 전문가 자문단인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가 '디지털 기술이 의료 재정 및 UHC(Universal Health Coverage) 목표에 미치는 영향 및 발전 방법'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이상오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과 가톨릭대 조재형 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 용인세브란스병원 윤덕용 교수 등 전문가들이 실제 구축 사례와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빅테크 기업들도 이러한 논의의 장에 함께 했다. 카카오브레인 김일두 대표가 AI에 기반한 헬스케어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모델 헬스케어 전략을 소개했고 네이버클라우드 윤영진 리더가 네이버의 한국형 초대규모 AI, HyperCLOVA X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아울러 모더나와 AI 파트너십을 체결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형 AI의 워크로드를 지원하고 있는 IBM 한국 지사 최석재 데이터&AI 기술 영업 총괄 상무가 병원 및 의료 산업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생성형 AI 플랫폼에 대한 강연도 진행했다.
대한병원협회 미래헬스케어위원회 김상일 위원장은 "디지털헬스케어 서밋이 지난해 문을 연 이후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뤄져 올해는 더 확대된 일정으로 진행했다"며 "산·학·연·병 관계자들이 유의미한 의견들을 공유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병원-기업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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