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재협 병원장(정형외과)이 '공공 상급종합병원'개념을 정립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재협 병원장은 지난 18일, 병원장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공공병원에 대한 필요성이 확인됐다"면서 "공공상급종합병원이라는 개념을 정립해보겠다"고 말했다.
과거 공공병원은 1,2차 의료 혹은 예방의료 수준에서 접근했지만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중증 환자까지 진료 가능한 공공병원 역할의 필요성이 급부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병원장은 "공공상급종합병원의 개념은 단순히 의료전달체계에서 정한 1,2,3차 병원의 개념과는 다르다"라며 "국내 공공병원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 반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공공병원이 거의 없다"고 했다.
대부분의 공공병원은 규모가 작아 암·난치질환이나 분만 등 필수의료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취약계층 환자들도 중증질환이 발생하면 민간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보니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실정.
이처럼 300병상 이상의 규모와 시설, 인력을 갖추면서도 공공병원의 저렴한 진료비를 제공하는 새로운 트랙을 갖추려면 현재 상급종합병원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병원장은 이를 현실화하려면 의료법 내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에 보건복지부령에 공공상급종합병원 트랙 신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더불어 의료급여법 시행규칙에 '복지부령으로 정한 공공상급종합병원은 2차의료급여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면 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보라매병원 김대우 기조실장(이비인후과) 또한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면 취약계층 환자의 접근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시설 및 인력 등 상급종합병원 수준을 갖추면서도 공공병원의 역할을 하는 이른바 공공상급병원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은 갈길이 멀다. 이제 막 개념적 정의를 내린 상태. 앞으로 제도적으로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등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또한 보라매병원은 공공성 강화 취지에서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감염병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평상시 76병상, 감염병 상황시 35병상으로 전환해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국가적 위기에 준하는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 환자를 입원, 치료할 별도의 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추진 중으로 올해말까지 착공준비를 마치고 25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 병원장은 "더 좋은 병원이 되려면 규모가 더 커지고 시설,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 획기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수익사업도 제한돼 있어 이외 공공병원에서 별도로 재원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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