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나날이 감소하고 주요병원들마저 미달사태가 나는 상황에서 김포우리병원은 최근 3년간 정원을 100% 채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병원은 어떤 수련 비법이 있을까? 메디칼타임즈가 김포우리병원에서 교육수련부장으로 있는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정승진 공보이사를 만나 노하우를 들어봤다.
■전공의 감소세인 가정의학과…특화 진료가 활로
가정의학과는 전공의 지원율 감소하고 있는 전문과목 중 하나다. 실제 2018년 105.6%였던 지원율은 ▲2019년 88.9% ▲2020년 80.1% ▲2021년 60.8%로 감소하다가 2022년 68.3%로 반짝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들어선 이마저도 40~5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가정의학과 전공의 정원을 10% 감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다만 김포우리병원은 이 같은 감소세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김포우리병원 가정의학과 지원율은 지난 2020년 이후 100%를 유지하고 있다.
정승진 공보이사는 이 같은 지원율의 비결로 특화 수련을 강조했다. 가정의학과 본연의 교육 및 다른 진료과로의 파견 등은 다른 병원과 똑같지만, 이 과정에서 내시경 수련을 더 잘 배울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공보이사는 "일단 본원은 내시경 수련을 더 잘 받을 수 있게끔 특화돼 있다. 졸국할 때 위·대장 내시경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 시키고 있다"며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져 가정의학과가 위기라고 하는데 감사하게도 우리 병원은 미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를 전공하면서 내시경을 수련하려면 소화기내과 펠로우로 1년 코스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들 입장에서 가정의학과에서 내시경을 배우는 것은 네임밸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포우리병원은 추가로 펠로우 코스를 밟지 않아도 그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내시경 수련을 제공해 시간을 단축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하나 비법이라고 한다면 대우다. 그는 "전공의들에게 지급하는 월급도 적지 않다. 많은 편에 속한다"고 털어놨다.
■"가정의학과 특성 반영 못하는 현실…무기 가져야"
그는 이런 수련 교과를 채택하게 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가정의학과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가정의학과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좌우명으로 전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과인데, 우리나라 의료는 이를 각 전문과목이 나눠서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가정의학과의 장점이 희석되고 있는데, 전공의들에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본인만의 무기를 쥐여 주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 공보이사는 "가정의학과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에게 이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특화 영역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따고 피부·미용으로 나가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 역시 특화 진료긴 하지만 내시경은 급여의 영역이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시경은 가정의학과와 상관관계에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토대로 진단과 치료를 하면서 환자와 라포를 쌓으면 이분들이 가진 부차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가정의학과 수련이 파편화된 상황에서 이런 방식이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시경 연수 평점 진입장벽 "본질에 충실해야"
다만 정 공보이사는 검진기관평가가 특정학회로 국한된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내시경 인증의 평점이 인정되는 연수교육은 국민건강보험 공단이 원하는 평가와 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관련 교육은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EMR)이나 내시경점막하박리법(ESD) 등 진단이 아닌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연수교육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내시경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정 공보이사는 "연수교육을 가보면 EMR이나 ESD를 다루는 어드밴스드 코스가 80~90%를 차지한다. 여기서 사람들이 공단과 관련된 강의를 찾아서 들을 지 의문"이라며 "공단 검진은 암 치료와는 별개다. 관련 평가에서 치료까지 포함할 이유가 없다. 공단이 원하는 평가 강의에 평점을 인정하겠다면 이는 오히려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가정의학회의 경우 검진기관평가에 집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평점이 인정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고 우려했다. 이는 가정의학과 내시경의 질이 소화기내과와 동등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시선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가정의학회 교육이 충실이 이행되는 모습으로 신뢰를 얻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 공보이사는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질 평가에 대해 전향적인 공문을 보냈다. 다른 학회나 공단이 이를 무시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 고무적이다"라며 "관련 논의를 더 심도 있게 진행하고 오해가 있었다면 해소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 재평가 때 보다 진일보한 그런 평가 기준이 도입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초고령화 사회가 다가오면서 노인병의 이해도를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정의학과 의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이를 잘 수행할 줄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공보이사는 "우리 전공의들한테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하고 있다. 내시경·초음파 등 소화기도 중요하지만, 노인병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 전공의들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친구들이고 일단 정원이 미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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