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패싱한 채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집행부에 의료현안협의체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의협 집행부 역시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위원 추천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6일 의료계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권고문을 내고 집행부에 의료현안협의체 위원 전면 개편 및 9.4 의정합의에 따른 새 의정협의체 구성 추진을 요구했다. 정부가 의료계를 패싱하고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안협의체 제10차 회의 이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가위원회를 통한 의대 증원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열린 지역·필수의료전략 회의에서, 대통령실과 복지부는 관련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달 개최된 제15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선 의대 정원 논의는 없었고, 아예 정부가 별도로 증원 수요조사를 시작했다는 것. 이는 정부가 의협과의 협의를 생략한 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하려고 한다는 해석이다.
의료현안협의체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지게 됐고 의대 정원 확대는 회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전면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 문제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길 거부하는 경우, 집행부는 9.4 의정 합의에 따른 새로운 의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해야 한다"며 "개편한 의료현안협의체는 정부와의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결과를 도출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의협 집행부가 이 같은 대의원회 권고를 받아들일지 의료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집행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과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임현택 대표 역시 지난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임총 추진을 시사한 바 있다.
의협 집행부는 역시 의료현안협의체 패싱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협상력을 고취할 위원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대의원회에 이를 위한 위원 추천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의료현안협의체 패싱 우려가 대두한 배경과 이로 인한 회원 불안감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의료현안협의체 회의가 세간의 관심을 받으면서 기존 위원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기도 했다"며 "이런 무거운 책임을 지고 진중하게 의료계가 협상력을 잃지 않도록 힘써줄 인사라면 언제든 추천을 받고 싶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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