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진단 보조를 넘어 예측의 시대로 향해가고 있다. 학습한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수준에 이른 셈.
실제로 새롭게 개발된 의료 인공지능(AI)은 스텐트나 풍선 혈관 확장술을 시행했을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을 93%의 정확도로 잡아내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8일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는 스텐트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예측하는 의료 인공지능 모델의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10.1093/eurheartj/ehad836).
현재 심근경색 등에는 심장 내 막힌 혈관에 의료기기를 집어 넣어 확장시키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 표준 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소침습수술로서 개흉으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검토되고 있는 셈. 보통 스텐트가 주로 활용되며 풍선을 삽입하는 풍선 확장술도 보편화된 실정이다.
하지만 PCI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개흉수술과 대비해 안전성이 높게 평가될 뿐 급성 신장 손상 등의 부작용 위험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우 긴급하게 수술, 혹은 시술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위험성은 일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의 특성에 맞춰 전략을 고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미시간 의과대학 데이비드 해밀턴(David E Hamilto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러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만약 스텐트 시술 전에 환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다면 예후를 월등하게 좋게 만들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12년까지 미시간주 48개 병원에서 PCI 시술을 받은 환자 10만 7793명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 학습을 통해 위험 예측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또한 워싱턴에 있는 33개 병원에서 이뤄진 5만 6583개의 시술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인공지능의 성능을 외부 검증했다.
그 결과 모든 환자 데이터 상 PCI 시술에 대한 사망률은 1.85%로 집계됐다. 또한 급성 신장 손상이 2.51%였으며 투석이 0.44%, 뇌졸중 0.41%, 수혈 2.41%, 주요 출혈이 0.89%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이를 얼마나 예측했을까.
결과적으로 이 인공지능은 사망률에 대해 곡선하 면적이 0.930을 기록했다. 1에 가까울 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정확도로 사망 위험을 예측했다는 의미다.
다른 부작용이나 합병증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잡아냈다. 급성 신장 손상 가능성은 89%의 정확도로 예측하는데 성공했으며 투석은 95%, 수혈은 91% 위험을 예측했다.
시술에 앞서 진행한 기본적인 수술 전 검사 데이터만으로 90% 이상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데이비드 해밀턴 교수는 "PCI는 심근경색 등에 매우 혁신적인 최소침습수술법이지만 이러한 장점이 과대평가되면서 위험성은 가려져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환자 개인마다 특수한 상황이 있지만 골든타임 등의 명목으로 이를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러한 예측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환자 개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시술 여부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표적 치료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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