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병원에서 첨단 배아 선택법으로 홍보하는 '타임랩스'가 출산 성공률 등 실제 체외수정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배아가 성장하는 동안 수천장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최적의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난임 부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8일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는 타임랩스가 출산 성공률 등 난임 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16/S0140-6736(24)00816-X).
타임랩스는 체외수정, 즉 시험관 시술 등에 사용되는 기법으로 배아가 서장하는 동안 수천장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배아의 발달 모습을 관찰하는데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상당수 난임병원들이 배아의 발달 정도를 파악해 착상에 가장 적합한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
타임랩스를 통해 배아의 발달 속도나 세포수, 모양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 최상의 배아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기대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런던 퀸 메리 의과대학 프리야(Priya Bhide)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대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을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러한 타임랩스 기법이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지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영국과 홍콩의 7개 병원에서 체외수정을 진행한 1575명을 대상으로 3개 평행군 연구를 진행했다.
한 그룹은 타임랩스 영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배아 선별에 개입한 환자, 또 한 그룹은 타임랩스를 활용했지만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은 환자, 나머지는 타임랩스 없이 배아 이식을 진행한 환자로 무작위 배정해 실제 출산 성공률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타임랩스는 실제 출산 성공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정상 출산(live birth) 비율을 보자 타임랩스를 통해 개입이 들어간 그룹은 33.7%, 개입을 하지 않은 그룹은 33.6%, 타임랩스를 아예 적용하지 않은 그룹은 33%로 통계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요인을 모두 제외해도 타임랩스를 통해 개입한 그룹과 아예 적용하지 않은 그룹의 출산 성공률은 0.7%P로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프리야 교수는 "이는 이론에 입각한 첨단 기술이 실제 임상 결과로 전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며 "상당수 의료 전문가들조차 타임랩스를 통한 배아 선택이 정상 출산 확률을 높여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의료기관에서도 타임랩스와 같은 곳에 투자를 하는 대신에 오히려 연구실 장비 등을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임신을 원하는 여성과 의사, 정부 등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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