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상현장에서 '심부전'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유병률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실제로 대한심부전학회가 발표한 '심부전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0년 2.58%로 3배가량 증가했다. 심부전 환자 입원도 2015년 743건에서 2020년 1166건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최근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심부전 치료제가 늘어나는 등 열악한 치료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환자 별 '맞춤치료'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의정부 을지대병원 문인태 교수(심장내과)는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심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인 심혈관질환에 대한 관심과 개별화된 환자치료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나빠서 생긴 모든 증상과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일 질환이 아니다. 대표적인 심부전의 원인으로는 고령화에 따라 심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심혈관질환, 고혈압성 심부전, 부정맥에 의한 심부전 등이 존재한다.
문인태 교수는 "심장 수축 기능이 저하된 심부전은 5년 추적 시 절반 정도 사망을 할 수 있고, 허혈성 심부전은 급사하는 경우가 2년 내 20%가 된다"며 "심부전을 진단 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고, 질환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령의 환자가 많은 심부전의 특성상 가장 흔한 원인은 심혈관질환으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시술, 약물치료 등을 고려된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 스텐트 삽입술이다. 심장의 만성적인 허혈을 해결하거나, 주요 혈관 쪽 큰 혈관이 막힌 경우 고려된다.
그는 "사람 얼굴 모양이 다르듯 심장 혈관의 생김새도 다르고 혈관에 병이 생긴 부위나 위치도 달라 무 자르듯이 치료 방법을 정할 수는 없다"며 "환자를 증상이나 경과를 지켜보면서 종합적으로 치료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문인태 교수는 심부전은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완치가 안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망 하거나 재입원 한 환자가 50%에 달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질환'인 만큼 질환 악화 전 선행징조를 잘 발견해 예방하는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뜻이다.
문인태 교수는 "완치가 안 된다는 표현 때문에 환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평생 조절을 잘하면서 관리할 수 있으므로 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선택지 확대 속 예측도구 개발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약물 치료옵션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SGLT-2억제제, 엔트레스토(발사르틴/사쿠비트릴), 베르쿠보(베리시구앗)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제가 늘어나면서 표준 치료부터 재입원에 따른 재발환자까지 다양한 약물치료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치료제에 대한 환자별 반응이 제각각일 수 있어 이에 대한 예측 모델 개발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문인태 교수는 "아직까지 환자마다 치료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치료했을 때 어떤 경과로 갈 것인지 예측하는 게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치료했던 심부전 환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치료 효과를 선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도구 개발 연구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100명이 있으면 기저질환이 다르고 약제의 용량‧용법, 시술 여부 등 고려할 사항이 다양하다"며 "환자가 본인 질환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함께 개별화된 전략을 통한 맞춤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인태 교수는 심부전 치료 시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음에도 정책적, 교과서적으로 시술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삭감이 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정책 또는 교과서적으로 시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치료제를 써도 흉통을 계속 느껴 시술을 통해 증상이 개선됐음에도 과잉 시술로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문인태 교수는 "정책적으로 시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환자입장에서는 시술을 통해 증상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협진을 통해 시술 이전 충분히 고민하고 명확한 이유를 밝힐 경우에는 필요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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