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되면서 실제로 의료진의 숙련도와 의료기기의 사양의 격차를 효과적으로 메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제 면허를 딴 일반의가 인공지능의 도움만으로 고가 검사 장비를 갖춘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독만큼 정확한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현지시각으로 2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인공지능 초음파를 통한 일반의와 전문의간 판독 결과를 비교한 임상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4.10770).
현재 의료 인공지능은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숙련도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초보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인공지능이 보완해 어떤 의사라도 유사한 결과를 내는데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제대로 구동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근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제프리 스트링거(Jeffrey S. A. Stringer)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초음파 인공지능에 대한 비교 검증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초보 의사가 이를 활용해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와 유사한 판독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임신 초기의 400명의 임산부를 모집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초보 일반의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독을 비교 분석했다.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가 고해상도 초음파로 임신 주수와 분만 예정일을 확정한 뒤 초보 일반의에게 인공지능이 탑재된 휴대용 초음파로 판독하게 해서 이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초음파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의들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매우 정확하게 임신 주수를 판독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고해상도 초음파로 확정한 임신 주수와 분만 예정일과 불과 평균 0.2일 차이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음파를 사용해 본 적도 없는 일반의가 휴대용 초음파만 가지고도 고해상도 초음파를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독과 차이가 없는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이 고가의 의료기기나 숙련된 의사가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 매우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프리 스트링거 교수는 "산부인과 초음파는 현대 임신 관리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하지만 좋은 기기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초보 일반의라도 고가 기기를 활용한 산부인과 전문의만큼 임신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의료 평등권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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