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 작용제(GLP-1 RA)가 대사이사지방간질환(MASLD)에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간경변으로 진행되기 전 GLP-1 RA를 투약한 경우 간경변 및 합병증 발생률,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져 치료제가 없는 MASLD 환경에 유망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파시하 칸왈 등 연구진이 진행한 MASLD 환자에서의 GLP-1 RA 투약 시 간경변 및 관련 합병증 위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internal medicine에 16일 게재됐다(doi:10.1001/jamainternmed.2024.4661).
MASLD는 인슐린 저항성, 호르몬 및 대사 불균형, 산화스트레스 등 대사 기능 장애와 관련해 간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 MASLD 치료를 위해 승인된 약물은 없어 주로 생활습관 개선이 권장되지만 메트포르민, 피오글리타존, GLP-1 RA와 같은 기존 당뇨병 치료제를 MASLD에 활용하기 위한 임상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GLP-1 RA는 체중 감소와 지방 축적 억제, 항염증 효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으로 간 염증 개선에 효과를 보인다는 선행 연구가 나와 유망 약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MASLD 환자에서 GLP-1 RA를 사용하면 간경변 및 그에 따른 간세포암(HCC)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 재향군인 건강 관리국 데이터 및 중앙암등록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2006년 1월 1일과 2022년 6월 30일 사이에 130개 재향군인 건강 관리국 병원 및 관련 외래 진료소에서 진찰을 받고 GLP-1 RA 또는 DPP-4i를 투약받기 시작한 MASLD 및 당뇨병 환자를 1:1로 성향 점수 일치시켜 서로 비교했다.
총 1만 6058명의 환자(간경변 1452명)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분석 결과 GLP-1 RA 사용은 MASLD와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간경변 및 합병증으로의 진행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경변이 없는 환자에서 DPP-4i 사용의 간경변 위험은 1000인년당 11.1건이었지만 GLP-1 RA 사용은 9.98건으로 위험도가 약 14% 낮아졌다(HR 0.86).
2차 결과에 대해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GLP-1 RA 사용은 DPP-4i 사용과 비교해 간경변 합병증(1000인년당 1.89건 대 2.55건; HR 0.78)과 사망률(1000인년당 21.77건 대 24.43건; HR 0.89)에서 위험이 더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다만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환자의 경우 GLP-1 RA를 사용해도 예후 개선을 가져오지 못했다. 간경변이 진행되기 전에 GLP-1 RA를 예방적으로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
연구진은 "이번 코호트 연구에서 GLP-1 RA 사용은 MASLD 및 당뇨병을 가진 환자에서 간경변으로의 진행 및 사망 위험을 낮췄다"며 "기존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게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질병 과정에서 예방 약물로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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