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장기화 상황에서 임현택 전 회장 논란 등으로 대한의사협회의 대내외적 신뢰도가 손상됐다는 의료계 우려가 나온다. 이에 차기 회장상으로 소통의 리더십이 강조되는 가운데 대외 인식 회복이냐, 내부 결집이냐를 두고 셈법이 복잡한 모습이다.
11일 대한의사협회 보궐선거가 확정되면서 의료계에서 적합한 차기 회장상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임현택 회장 당선 당시 강경파가 우세했던 것과 달리, 차기 회장은 온건적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차기 회장은 전면에 나서기보단 직역 간 입장 차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의협이 전면에 나서 투쟁할 때는 이미 지났다. 지금 상황에서 강경파 모습을 보이는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더욱이 대표적인 강경파였던 임현택 전 회장이 여러 논란 끝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회원들이 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회장을 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교수단체들만 참여했고, 병원 단체만 참여한 의사인력추계위원회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라며 "이미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전공의 반발이 나오는 등 잡음이 예상돼 이런 직역 간 입장 차를 조율할 중간자 역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의 대내외적인 신뢰도 회복이 시급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태로 의료계 내부는 물론 국민의 인식도 악화했다는 것. 여야의정 협의체를 필두로 시작된 협의 국면에서 이런 의협의 이미지 손상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 결집과 대외적인 인식 회복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현 상황에서 의협의 대외적인 인식을 회복하려면 의정 갈등 상황과 관련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이는 회원 권익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경파인 임현택 회장 탄핵으로 의정 간 소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의협에 의료계 내홍 봉합을 서둘러달라고 촉구했다. 새 집행부는 국민·환자를 위한 대화 창구로 역할 해달라는 요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관련 요구를 마냥 무시하는 것은 의협 신뢰도에 추가 타가 되는 만큼, 차기 집행부의 균형감이 중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한 대의원은 "차기 집행부가 대단히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고 본다. 의료계 내부를 결집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포기하긴 쉽지 않다. 의협의 대외적인 인식이 좋아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번 사태로 입지가 더 좁아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의협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국민 설득에 나선다고 해도 이를 들어줄지 의문이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의대 증원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 역시 차기 회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는 물론 국민을 위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야 한다는 것.
또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회장은 전공의를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부다.
이와 관련 김교웅 의장은 "그동안 집행부와 시도의사회, 전공의 대의원회가 서로 협조가 안 되면서 더 신뢰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전공의들이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이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이들을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차기 회장에게 가장 우선되는 덕목은 소통이고 조율하는 사람이다"라며 "국민에게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환자를 걱정하는 의사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등 실질적인 신뢰감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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