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GLP-1)가 알콜 사용 장애 위험도 크게 줄인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당뇨병과 비만에 이어 또 다른 효과가 나온 것으로 향후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14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GLP-1이 알콜 사용 장애(AUD)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psychiatry.2024.3599).
현재 알콜 사용 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심리치료 등 정신과적 개입이 이뤄지지만 순응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상황.
동핀란드 의과대학 마르쿠 라흐텐부오(Markku Lähteenvu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GLP-1이 알콜 사용 장애에 주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일부 동물 실험에서 GLP-1이 알콜 및 기타 물질의 소비를 상당히 줄인다는 보고가 있었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알콜 사용 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 중 GLP-1을 처방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22만 7866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GLP-1이 확연하게 알콜 사용 장애 위험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8.8년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콜 사용 장애 위험이 36%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도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알콜 사용 장애 위험이 28%나 감소했다.
주요 GLP-1 약물이 모두 알콜 사용 장애 위험을 낮춘 셈이다. 하지만 현재 알콜 사용 장애에 쓰고 있는 모든 약물은 이러한 위험을 불과 2% 낮추는데 그쳤다.
마르쿠 라흐텐부오 교수는 "GLP-1 약물 처방만으로 알콜 사용 장애 위험을 최대 36%나 낮출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라며 "현재 공식적으로 승인된 약물의 효과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을 통해 GLP-1을 알콜 사용 장애 약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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