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여파일까. 2025년도 전공의 공백이 현실화로 이어졌다.
메디칼타임즈는 9일 오후 5시 전국 수련병원 54곳을 대상으로 2025년도 전공의 모집 마감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라고 칭하는 진료과목 지원자는 전무했다. 일부 수련병원들은 계엄령 여파로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소위 마이너 진료과목에 한해 일부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대비 지원자 수는 일부에 그쳤지만 지원자를 확인했다.
■ 응급·흉부 전멸…정·재·영 등 마이너과 일부 복귀
결론부터 밝히면 내년도 전공의 공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단 병동 환자를 전담케어할 내과 등 필수진료과 전공의 지원자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급감한 가운데, 일부 수련병원에 인기과 전공의들의 복귀 현황이 파악됐지만 예년 지원자 대비 일부에 그치면서 진료과목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의료원은 외과 2명 정원, 응급의학과 4명 정원을 내걸고 기다렸지만 지원자는 전무했다. 내과 6명 정원에 1명 지원한 것에 만족해야했다. 영상의학과는 1명 정원에 지원했다.
중앙보훈병원도 내과 등 필수진료과 지원자는 전무한 반면 마취통증의학과 정원 1명에 3명이 몰렸으며 재활의학과 2명 정원에 2명이 지원하면서 정원을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대병원은 극단적으로 모든 진료과목에서 지원자가 없었지만 정형외과, 성형외과는 각각 1명씩, 정신건강의학과는 2명이 지원해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좋은삼선병원은 정형외과 1명 정원에 3명이 지원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내과는 2명 정원에 지원자 0명으로 마감했다. 예수병원도 필수진료과는 지원자를 찾지 못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1명 정원에 2명 지원, 정형외과 1명 정원에 1명 지원, 재활의학과 3명 정원에 2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창원병원은 정형외과 2명 정원에 2명이 지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응급의학과 2명 정원에 지원자 1명을 간신히 찾는데 만족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수련병원, 일부 진료과목에 국한된 것으로 상당수 지원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영상의학과 3명 정원에 1명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각각 4명, 3명, 5명 각각 정원을 내걸었지만 단 한명도 찾지 못했다.
충남대병원도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각각 1명씩만 지원했을 뿐 내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 진료과목에서의 지원자는 전무했다.
아주대병원과 조선대병원도 전체 지원자 0명을 기록했으며 전남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전체 진료과목 중 지원자가 각각 2명, 1명에 그치면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북대병원은 86명 정원에 4명이 지원하는데 그쳤고 건양대병원도 43명 정원 중 5명만 지원하면서 내년도 전공의 공백이 현실화된 모습이다.
지방의 후기 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전 선병원은 내과 1명에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각각 2명씩 정원을 내걸고 지원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0명에 그쳤으며 군산의료원도 가정의학과 2명 정원에 나섰지만 지원자 없이 마감했다.
아주대병원 관게자는 "문의전화는 많았는데 지원자는 전무했다"면서 "계엄령 영향이 컸다. 정권이 흔들리는 모습에 좀더 버티면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도 "문의전화는 꽤 있었는데 소청과 1명만 지원하는데 그쳤다"고 전했고 충남대병원도 "문의전화가 많아 기대했는데 아쉽다. 계엄령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전공의 지원자 보호" 빅5병원 모두 비공개
2025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각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지원자에 대한 신변 보호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전국 54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마감 현황을 집계했지만 절반이상이 전공의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빅5병원은 물론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상당수 병원들이 지원자 현황 공개를 거부했다.
수련병원 관계자는 "앞서 후기 모집에서도 지원자들이 난감한 일을 겪는 사례가 발생해 일절 비공개할 수 밖에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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