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예기치 않던 대선이라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할 시간도 없다 보니 새 정부 의료정책의 향방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들도 공약을 만들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은 기억나는 것이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의대 신설 정도다.
의료계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당장 시급한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 문제인데 이에 대한 새 정부의 방침은 알 길이 없고,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히 이 문제는 그 어떤 문제보다도 우선하여 다뤄져야 할 것 같은데 당장 의료대란이 벌어진 상황도 아니고, 막말로 전 정부에서 발생한 상황이니 굳이 새 정부에서 서둘러야 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도 하지만 현 의정 갈등의 결정적인 해법이 무엇인지도 모호하다. 어차피 의대 증원은 직전 정부의 주무 장관이 포기하겠다고 했으니, 무엇을 약속해야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지도 모르겠다.
전공의와 학생들의 요구 조건 가운데는 혼란을 초래한 책임자 처벌이 있는데,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외에 여러 가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 정부에서 원하는 의료 환경의 개혁과 일치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본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여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
의료 개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정권에서 시도하던 양상의 의료개혁은 없는 것일까? 새 정부에서 바라는 개혁은 무엇일까?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 의대 신설은 분명 추진할 텐데 필자도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무엇을 지향한다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 결과가 과연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의료의 비전을 줄 수 있을지도 가늠이 안 된다.
다만 필자의 관점에서 현재의 대한민국 의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는 진료 전달 체계의 공고한 확립이고 둘째는 비급여 중심의 과잉의료, 과잉진료의 개선이라 할 것이다. 진료 전달 체계의 확립은 의료의 수도권 집중 현상, 그로 인한 지역 의료의 붕괴. 중증 질환 중심의 필수 의료 외면 현상 등의 모든 문제가 바로 진료 전달 체계의 모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자의 입원 치료 중심이고 1차 의료 기관은 만성질환, 경증 질환의 외래 중심 그리고 중간의 2차 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의 사후 관리 또는 경증 질환의 입원 진료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기존의 관습이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가능하고 아니고 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언제부터 지적되는 사항인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래서야 무슨 개혁이 있을 것이며 지속가능한 의료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인가. 또 한, 중증 질환자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현상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제돼야 한다.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이 외면받는 상황에서 다시 지역에 신설 의대를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최고 수준의 의료를 모든 환자가 누릴 수는 없다. 즉, 자유분방한 의료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통제가 따르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의료는 지속할 수 있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거론하는 것은 과잉 의료 이용과 과잉진료를 양산하고 있는 비급여 중심의 진료 행태에 대한 개혁이다. 단 전제 조건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이 시장에서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려면 수가 문제나 전달 체계가 선제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을그대로 가져가는 상태에서 비급여 부분의 개혁만 한다면 시장에서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것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수련 제도의 개선, 지역 의료 활성화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은 만신창이 수준이다.
결국, 이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전반을 새롭게 만든다는 각오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선은 안 된다. 개혁이어야 하는데 공공의료라는 화두에 매달려서 또 엉뚱한 그림만 그리다 끝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기는 하다. 재미난 것은 공공 의료 기반의 중국에서도 비급여 과잉진료와 대도시 중심의 의료로 고민하고 있다고 하니 과연 공공의료 확충을 모든 문제를 해결할 도깨비 방망이처럼 여기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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