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전공의 노조 설립 닻을 올렸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기대감과 더불어 회의적인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수십년 째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전공의라는 신분의 특성상 노조 운영에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과 더불어 함께 거론되는 수련의 질 유지에 대해선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도 숙제다.
4일 대한전공의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실태조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공의 노조는 신고제로 일단 공식화는 됐지만 공식적으로 인준을 받아야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이들은 14일 발대식을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의료계가 전공의 노조 설립에 주목하는 이유는 앞서도 수차례 동일한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5년 전, 의료계 총파업 이후인 지난 2020년 당시에도 전공의 노조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이후 흐지부지 된 바 있다.
그에 앞서 선배 젊은의사들이 전공의 노조 설립을 시도,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
그런 만큼 이번에도 과연 지속 가능한 전공의 노조를 설립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주대병원 노재성 노조위원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라며 "전공의 노조 결성은 수련환경을 개선, 역량이 높은 전문의를 배출하는 초석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전국단위 노조라는 점에서 전국 수련병원들의 수련환경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조 운영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일단 전공의라는 특수성이 3~4년후 신분이 바뀐다는 점에서 전공의 노조 또한 지속성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높다. 앞서 전공의 노조 설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힘을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년 6개월간의 의정사태가 워낙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사건인 만큼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전공의라는 특성상 한계점이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또 '노조' 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챙겨야할 업무가 많은데 전공의 수련을 받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높다.
전공의 수련시간이 주 80시간에서 주 72시간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노조활동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게 대학병원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전공의들은 단단한 결집력을 보여준 반면 2024년 의정사태에선 개인이 중심이 되면서 '노조'라는 울타리를 만드는데 얼마나 힘을 모을 지 의문이라는 여론도 있다.
수도권의 한 전공의는 "2020년 당시에는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있었지만 2024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는데 노조를 결성하고 한목소리를 내는데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공의 노조 설립 이후 수련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수련의 질이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노재성 위원장은 전국 단위 노조를 기반으로 각 수련병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련환경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수도권 한 A교수는 수련의 질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봤다.
A교수는 "전공의들의 노동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수련의 질은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다"면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