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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대신 숙제 안긴 80주년…내과학회, 각종 정책에 몸살

발행날짜: 2025-10-25 22:22:00

창립 80주년 기념식서 성분명 처방·검체검사 분리 청구 등에 우려 표명
박중원 이사장 "필수의료 인력 부족·의정 갈등, 정부 정책이 부채질"

대한내과학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았지만 의정 갈등과 전문의 시험 제도 논란 속에 마냥 웃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필수의료 위기와 비수도권 병원 붕괴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복지부의 성분명 처방·검체검사 위수탁 분리청구 추진 등 새로운 현안이 쏟아지면서 학회의 기념식이 위기의식으로 물든 것.

25일 대한내과학회는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창립 80주년 기념식을 갖고 최근 내과 전반의 전공의 지원 감소, 전문의 배출 문제 등을 둘러싼 현안에 대해 입을 열였다.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은 "본학회는 1945년 12월, 광복 직후의 혼란한 시기에 태어났다"며 "급격한 산업화와 사회 변동 속에서도 항상 품격을 잃지 않으며 한국 의료 발전의 중심에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의정 사태의 본질은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서 시작됐다"며 "비수도권 병원과 필수 진료과의 위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분리 청구 제도는 의료현장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현행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는 병의원이 검사비의 110%를 수가로 지급받아 10%의 관리료를 제하고 100%를 검사센터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복지부는 최근 병의원과 수탁기관이 각자 비용을 청구하는 '분리 청구' 방식 전환을 공표한 바 있다.

이어 약을 상표명으로 기재하는 상품명 처방을 성분명 처방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 성분명 처방 시행 시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내과 특성 상 이날 기념식은 위기감 호소 분위기가 팽배했다.

박 이사장은 "80주년 기념식 날인데도 의사협회에서 비대위 대체를 만드느냐 마느냐 가지고 의견이 오가고 있다"며 "검체검사 분리 청구나 성분명 처방 추진 등 그간 타격을 많이 받는 필수진료과, 비수도권 병원들이 복지부 정책으로 더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내과학회는 전공의 전문의 시험 제도와 관련한 대한의학회의 '조건부 합격제' 결정에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박 이사장은 "투표 결과가 12대 12로 팽팽했는데, 내과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며 "전문의 시험을 먼저 보고 이후에 수련을 채우는 방식은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없어 부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2년간 전문의를 배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속한 정상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교육 충실성을 희생하는 방식은 결국 또 다른 혼란을 낳을 수 있다"며 "복지부에 결정을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논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시험에 합격하는 제도는 현장 교수들과 전공의 간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며 "결국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2026년까지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2027년도 시험 제도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현재 대한내과학회 차기 이사장(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전문의 시험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이 '수련의 충실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과학회가 모든 전문학회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자격을 제대로 갖춘 사람만이 전문의가 돼야 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특히 "복지부가 대한의학회의 조건부 합격제 결정을 받아들였을 때,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수련이 이뤄질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그 과정을 통해 전문의가 된 이들이 '나는 제대로 된 자격을 갖췄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 이후 내과학회 내부에서 전문의 교육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강 차기 이사장은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일정 수준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배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회의 기본 입장"이라며 "학회는 역량 표준 교육을 도입하고 내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내부적으로 전문의 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내과학회는 지난 80년간 수많은 도전을 품격 있게 이겨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며 "세대 간 이해와 협력의 전통이 이어지는 한 어떤 위기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과 전문화의 두 흐름 속에서 국민주치의 양성과 후학 교육이라는 두 축을 함께 지켜가는 것이 앞으로의 80년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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