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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병원 레지던트는 '귀하신 몸'

구영진
발행날짜: 2005-01-27 06:31:20

삼성제일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왼쪽부터 마취통증의학과 박정욱 전문의, 윤희조 전문의, 김명준 전공의, 임홍순 인턴, 지영석 교수
"요즘은 통증 클리닉이 생겨서 환자도 보고 회진도 돌지만 예전에 마취과는 의사로서 이름도 빛도 없이 환자를 직접 마주하지 않는 과였죠."

마취과에서 마취통증의학과로 명칭이 개명되고, 신세대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삶과 개인 삶을 점점 중요하게 여기면서 '지원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 우리과는 레지던트가 교수보다 귀하다'며 지영석 교수가 전해준다.

레지던트는 단 한명에 불과

국내 대표적인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손꼽히는 삼성제일병원에서 마취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 레지던트는 이제 2년차가 되는 김명준 씨(사진 정중앙) 단 한명이다. 반면 스텝 교수는 무려 9명에 달한다.

"레지던트 숫자보다 교수님들 수가 훨씬 많다보니 일대일 개인교습 형태의 지도와 수련을 받고 있습니다." 김명준 전공의가 자신은 오히려 복이 많아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유, 어느과에서 교수님들한테 직접 일주일에 3번씩 개인지도를 받겠어요."

다양한 산과 마취경험 할 수 있어 매력

삼성제일병원이 근 40년간 여성전문 특화병원이다 보니 산과에 관한한 많은 케이스와 다양한 마취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외래환자와 비뇨기과, 외과 수술 마취 등도 하게 되지만 아무래도 산과 관련 마취를 접하는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반면 신경외과나 흉부외과, 장기이식, 중환 환자 마취 등 분야별 마취의 경우는 트레이닝 할 기회가 적어 아쉽다고 김명준 전공의가 토로한다.

"중환이나 신경외과 등의 수술 마취 수련은 인근 신촌 세브란스 병원과 강북삼성병원에서 각각 두달씩 파견 근무를 받아 해결합니다. 지난달 까지 파견을 나갔다 왔는데 그래도 역시 우리병원이 좋네요."

4년여전 문을 연 모아센터 지하 2층에 자리잡고 있는 5개의 수술실이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들과 레지던트, 인턴이 자리잡고 있는 주 생활공간이다.

녹색 수술복과 함께 다양한 환자군 접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수술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다보니 병원에 출근하면 다들 바로 녹색 수술복으로 갈아입죠. 그래서 수술복이 교복이에요."

삼성제일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는 아직 당직이 없다. '당직없는 레지던트 수련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지만 추후 레지던트가 더 충원이 되면 전공의 당직 스케줄이 짜여질 예정이다. 현재 당직은 항상 스텝교수가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과에 비하면 자기시간도 많고, 교수와 레지던트 관계가 도제적이고 딱딱하기보다는 인간적이고 따뜻합니다." 김명준 레지던트가 덧붙인다.

임상을 하면서 기초의학 분위기도 나고, 아직 마취과학이 인기가 없던 그 당시, 미개척 분야에 도전한다는 기분으로 현재의 마취통증의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는 지영석 교수는 '마취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전한다.

"마취는 선천성기형을 가진 미숙아부터 산모, 비뇨기과 남자환자,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고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까지 다양한 환자군을 접합니다. 몸무게도 2.3kg부터 120kg이 넘는 거구까지 다양하구요. 기본적인 처치는 같지만 환자별 상태에 따른 약물 용량 조절 등의 세심하고 섬세한 처지가 필요하죠."

산과마취의 기쁨알리고 마취관련 공부 더 시킬터

유난히 마라톤과 등산을 좋아하는 윤희조 교수는 '마취통증학과의 경우 전공의나 전문의나 아침ㆍ저녁 출퇴근이 일정하고 환자 생체징후를 조절하면서 생명을 다룬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입을 뗀다.

"아침 7시 50여분 부터 수술이 시작되서 점심때도 바쁘고 보통 5~6시 정도면 외래마취 2~3개나 병실마취 7개 정도가 마무리됩니다. 요즘 산과는 자궁적출술, 복강경 수술 등이 많은데, 전공의와 함께 수술에 참여합니다."라고 전해준다.

수련 과장을 많고 있는 지영석 교수는 "올 5월달이면 군의관을 마친 레지던트 1년차가 새로 들어옵니다. 그러면 산모와 아이들의 첫만남을 바라보는 산과마취만의 소소한 기쁨과 함께 심폐소생술, 약물 속성, 환자별 약물반응관계의 미묘한 조절 등 더 많은 마취관련 공부와 수련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 이라고 설명한다.

환자가 의식하지 못할 때 누구보다 환자에게 집중하며, 환자를 주시하고 바이탈을 유지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새로 1년차가 들어오면 선배로서 모범도 보여야 겠지만 일단 동료가 생긴다는 것 자체도 기쁩니다. 좀더 많은 마취 케이스를 접하고 전신마취나 신경블록 마취 등도 직접 해보고 싶습니다." 김명준 전공의의 씩씩한 포부가 OR 복도에 잔잔히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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