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는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현 시점에서 의료일원화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공식 언급하자 정치인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의협 고위관계자는 19일 “의료계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의료일원화 논의가 늦어져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면 김 장관이 전적으로 책임져야한다”고 못 박았다.

김 장관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시점에서 일원화는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한방과 양방 두개 의료체계가 있으며 국민 역시 의료서비스 욕구가 동시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김 장관이 “한의학의 사상의학은 미래의 의학인 고객맞춤의학 기틀이 내재돼 있다”며 긍정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복지부 수장으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김 장관이 사상의학에 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 모르지만 한의학의 본류인 중의학에서는 배우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사상의학이란 한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을 사상(四象) 즉, 태양(太陽) ·태음(太陰) ·소양(少陽) ·소음(少陰)으로 나눠 같은 병이라도 그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써서 병을 고치는 의술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김 장관의 말을 들으면 의학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인 것 같다”고 공격했다.

네티즌들도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메디칼타임즈 독자의견란에서 ‘김근태’란 네티즌은 “정치적 고려로 복지부장관 자리를 꽤 차고앉은 인사가 의학에 대해 뭘 아는 게 있어야지”라면서 “정말 속이 터진다”고 올렸다.

‘한방용환자’란 독자는 “김장관님, 그럼 한방분야에 있어 환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주시죠. 왜 그기에는 침묵만 하시는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한의협은 이날 김 장관 발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의협 관계자는 "의협에서 주장하는 의료일원화는 한의사를 없애자는 의도에 불과해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아는바도 없고 할 얘기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