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강행에 맞서기 위한 의료계의 의쟁투 부활에 대한 논의가 투쟁실효성 여부를 둘러싸고 지도부 구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의 대정부 강경투쟁을 예고하는 결의문 채택에 이어 지역의사회의 적극 찬성과 의료계 전반의 대세에 힘입어 수면 위로 더욱 부상한 의쟁투(의권수호투쟁위원회)에 의협 집행부가 중심이 되어야 할 지에 대해 회원들간 이견이 분분한 것.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전산심사, 포괄수가제 등 의료계의 주장과는 어긋난 정책이 복지부의 일방적인 노선에 따르고 있어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의쟁투 결성에 찬성했다.

그는 "의쟁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의약분업 당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투쟁과 협상 창구를 이원화하지 않아야 하지만 의협 집행부가 적극 나설지는 의문"이라며 김재정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남구의 한 개원의는 "의-정간 대립이 격화돼 정부가 세무조사 등으로 의쟁투에 압박을 가하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인물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의협이 아닌 다른 조직을 통한다면 결국 투쟁결과를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재정 회장이 후보 시절 정부의 부당함에 맞서 투쟁하기 위해 전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투쟁조직을 재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바 당연히 지도부에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며 집행부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반면 의협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만큼 투쟁과 협상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김재정 회장의 신분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일선 회원의 기대에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경북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의협이 적극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회원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30대의 새로운 회원을 지도부에 편입시켜야 결집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의쟁투를 결성하는 데 이러한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초로 예상되는 의쟁투 결성에 대비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회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며 의협 집행부와 회원간의 의견 조율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