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이상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위장관 운동의 중요 메커니즘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김기환, 서인석 교수팀은 “TRPM7 이라는 이온통로가 위장관 운동의 발생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권위 학술지인 ‘위장관학회(gastroenterology)’ 11월호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위장관 리듬의 근본 기전에 관한 연구(Melastatin Type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hannel 7 (TRPM7) is Required for Intestinal Pacemaking Activity)’.
특히 서울의대 연구팀의 논문은 이 저널의 편집자인 미국 메이요 클리닉 파루지아 교수의 논평과 함께 실렸으며, 그는 논평에서 “심도 있고(meticulous), 훌륭한 연구(elegant study)”라고 높이 평가했다.
서울대의대 연구팀은 유전자조작 생쥐를 이용한 실험, 면역조직염색법, RNA 간섭실험, 생리 및 약리학적 실험 결과들을 바탕으로, TRPM7이라는 새로운 이온통로가 카할간질세포의 자발적 리듬발생에 핵심역할을 함을 밝혀냈다.
기존의 해외 연구결과 등을 분석 및 확인하는 과정 등을 통해 TRPM7 이 위장관 운동에 관여하리라는 가설을 세운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는 실험을 했다.
TRPM7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을 사용해 위장관 리듬에 변화가 오는지 관찰한 결과 TRPM7 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이 위장관 리듬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했다.
항체를 사용해 위장관 조직에 TRPM7이 존재함을 확인한 연구팀은 또한 배양한 카할간질세포에서의 실험 결과, TRPM7 의 발현을 감소시키자 위장관 리듬이 현저하게 감소함을 알아냈다.
우리 몸에는 자발적으로 리듬을 만들어 활동하는 기관들이 존재한다.
심장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리듬을 만드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고 감정의 변화에 따라 심장박동이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
심장이 박동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의학자들 특히 생리학자들의 주된 관심 대상이었고, 오랜 연구를 통해 이온통로(세포에서 세포 밖과 안의 이온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심박동을 유도하는 전류가 발생해 심박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심장 못지않게 자발적 리듬발생의 역할이 중요한 기관이 위장관이다.
정상적인 위장관의 운동성은 정상적인 리듬발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리듬발생의 이상은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인 기능성 위장관장애의 원인이 된다.
심박동의 발생기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된 반면 위장관의 리듬 발생에 관한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카할간질세포(interstitial cells of Cajal)가 위장관 리듬을 발생하는 세포임이 밝혀진 이후 카할간질세포를 중심으로 위장관 리듬 발생기전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위장관 리듬은 카할간질세포의 숫자 및 정상적인 기능여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데, 이 세포가 없으면 위장관 리듬이 발생하지 않고 음식물이 위장관에 정체된다.
위장관 운동은 카할간질세포에서 자발적으로 발생되는 전기신호로 시작되고 여러 이온통로가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어느 것도 실제 현상과 잘 맞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한 필수작용인 위장관 리듬의 열쇠 매커니즘을 밝혀낸 것으로, 이 결과를 응용해 위장관 리듬을 조절하는 신약물질을 만들어내면 위장관 질환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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