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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해외로, 남들은 골프, 우린 의료봉사

안창욱
발행날짜: 2006-01-26 12:10:33

서울아산·전남대병원 의료진, 자비 털어 빈민진료 '선행'

사진은 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단의 2005년 의료봉사활동 모습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모두가 고향을 찾지만 이국땅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자비를 들여가며 해외 의료봉사를 자처한 의료진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사와 간호사 20여명으로 구성된 해외의료봉사단(단장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은 설날 연휴기간인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빈민들을 위해 의료봉사활동에 나선다.

봉사단은 교수 3명과 간호사 11명, 자원봉사자로 구성되며, 모두 개인 휴가와 1인당 120만원의 사비를 털어 비용을 충당한다. 약품비도 일부 병원의 지원을 받지만 봉사단에서 구입했다.

봉사단은 26일 오전 10시 50분 인천공항을 출발,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빈민촌에 도착해 진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곳은 흔히 ‘킬링필드’로 알려져 있는 ‘나롱떼미 썸갓 프레이싸’ 지역으로 현재 프놈펜 인근에서도 가장 생활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이 지역을 찾아 의료봉사에 나선 바 있다.

선우성 교수는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나라 중 한 곳”이라면서 “이번 봉사활동은 빈민촌에 머물며 무료진료와 전염병 예방 교육에 중점을 두겠지만, 현지 세미나에 참석하고, 의료관련시설을 방문해 교육도 실시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또 선 교수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 마리의 고기보다는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봉사단은 진료 외에도 현지에서 ‘초음파 및 최신의학 세미나(깔멧 병원 및 University of Health Science 의과대학 주최)’, ‘간호 실무 세미나(캄보디아 국군간호학교 주최)’에 참가해 교육 및 초음파 진료 시연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봉사단은 지난 한 달간 서울아산병원 직원들로부터 기증 받은 80박스 분량의 기증품도 함께 가져가는데, 이중 절반은 의학 관련 전공서적이며 캄보디아 국군간호학교에는 컴퓨터 12대도 전달한다.

최정숙 간호사는 “우리도 그동안 잘 사는 나라로부터 많이 받았으니 이제는 베풀 때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가족과 이웃이 서로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설날의 의미를 이들에게도 전하고 오겠다”며 당찬 각오를 피력했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를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기독봉사회는 현재 약 20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지난 95년 창립 이후 매월 서울역 쪽방촌 등에서 의료봉사는 물론 장애인 단체를 찾아 후원 물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전남대병원 의료진들도 설 연휴를 반납하고, 28일부터 2월 4일까지 8일간 방글라데시 다카시 외곽 빈민촌 꼴람똘라병원에서 해외 의료봉사활동에 들어간다.

오희균 교수(치과진료처 구강악안면외과)를 단장으로 전공의, 간호사, 치과ㆍ의과 대학생 등 11명으로 구성된 해외의료봉사단은 치과와 정형외과 진료를 중심으로 꼴람똘라병원 인근지역을 순회하며 진료를 편다.

특히 이번 봉사에서는 꼴람똘라병원에 스켈링 기계 2대를 기증하고, 가정형편으로 인해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방글라데시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할 계획이다.

오희균 단장은 “그동안 봉사활동 경험을 살려 방글라데시인들에게 필요한 진료를 펼치겠다”며 “소식을 듣고 먼 곳에서까지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 모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방글라데시에서 취약한 치과진료를 해 오고 있으며, 2004년부터는 정형외과까지 참여하는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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