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대선공약인 국가중앙의료원 건립이 뚜렷한 성과없이 매년 홍보성 발표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행정부처 및 병원계와의 마찰로 수차례 관련정책을 발표한 복지부에 대한 기대는 점차 희석되는 분위기이다.
복지부 공공의료팀은 “현재 국가중앙의료원협의회 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중에 있으나 아직 정립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따라서 언제, 어디에 의료원 건립이 될 것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국립의료원과 국립대병원, 국립암센터, 보건소로 구성된 국가중앙의료원협의회를 구성하여 전략적 질병관리와 공공의료 체계 확립 등 정책의료 기능의 국가중앙의료원 모습이 포함된 ‘공공의료확충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대선공약으로 제시된 ‘국가중앙의료원’은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의 상징으로 인식돼 호응을 받았으나 참여정부 초기 김화중 장관시절 건교부와의 마찰로 인한 서울 원지동 이전 무산에 이어 김근태 장관때에는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의 국가중앙의료원 불참선언으로 난항을 겪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복지부가 국가중앙의료원 건립을 강력히 추진한 것으로 보이나 매년 발표된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초기 국립의료원을 국가중앙의료원으로 육성한다는 원칙에서 국립대병원을 국가중앙의료원에 배치시키는 방향으로, 이어 국립 및 공공의료기관을 포함한 협의회를 구성해 포괄적 개념의 국가의료를 수행한다는 식의 급격한 정책변화를 보여왔다.
이같은 모습은 복지부가 민간의료보험 도입과 의료시장 개방 반대에 핵심요인인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전략적 정책 및 추진력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립의료원 한 임상과장은 “수 년 전부터 복지부가 발표만했지 이렇다할 후속조치나 결과물을 보인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고 “국립의료원의 책임운영기관 전환 후 역대원장 또한 국가중앙의료원 문제 보다 수입을 늘리는데에 치중하고 있다”며 의료원 미래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행정수도 이전 건립과 NMC 부지내 증축 검토중
이에 대해 복지부는 유시민 장관이 국가중앙의료원 등 공공의료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조금더 지켜봐달라는 반응이다.
공공의료팀 관계자는 “유 장관과 국가중앙의료원 등 공공의료를 어떻게 수립해 나갈지를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잡힌 것은 없으나 국가중앙의료원협의회의 성격상 현 국립의료원 수준인 600병상 규모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복지부는 행정수도 지역내 국가중앙의료원 건립안과 현 국립의료원의 증축 등 두 가지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의료원 의료진은 현 부지내 주상복합형 건물증축으로 하부를 임대상가로, 상부를 병원으로 사용하며 독립적인 경영을 운영하는 복지부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의료원 관계자는 “증축을 통해 임대를 이용한 자체적인 운영에 많은 스탭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진료와 수련병원으로서 하락세로 스탭간 양극화로 일부에서는 요양원이냐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해, 국가중앙의료원 문제에 대한 복지부의 빠른 대책을 주문했다.
한편, 병원계 일각에서는 국가중앙의료원 건립이 국립대병원의 부처이관과 맞물린 만큼 이 부분이 해결될 경우 손쉽게 풀릴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나, 수 천 억원을 호가하는 국립의료원 부지를 두고 관련부처의 보이지 않은 힘겨루기도 국가중앙의료원 건립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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