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방암학회(회장 장일성·이사장 이희대)가 2년 6개월여 연구를 거쳐 제2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을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학회는 이번 진료권고안에 항암제 등의 약제 투여방법을 포함시켰지만 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위원회에서 빠지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유방암학회 유방암 진료권고안위원회 한세환(인제의대 외과) 위원장은 13일 “지난 2002년 제1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을 발표했지만 원론적 내용을 담고 있고, 근거중심원칙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이런 문제를 보완해 2차 진료권고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진료권고안은 △관상내피암과 소엽상피내암 △조기유방암 △진행성유방암 △재발 및 전이 유방암 등 4개 병기별 진단검사, 치료, 추적관찰 등의 방법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특히 유방암학회는 제1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을 발표할 당시 진료권 침해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치료 약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에는 수술 전후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요법, 방사선요법 등도 광범위하게 다뤘다.
이와 함께 이번 진료권고안은 유방암 진료의 근거중심의학을 정착하기 위해 2년 6개월 이상의 오랜 연구 성과란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반면 일부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1~4 위원회 위원을 보면 외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가들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지만 내과 전문의는 제2위원회에만 1명 이름이 올라 있다.
유방암학회 관계자는 “초기 가이드라인 작업을 할 때에는 종양내과 전문의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대부분 중간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학회에서 대한암학회에 공식적으로 위원을 요청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참여한 교수들도 유방암학회의 일방통행에 반발해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내과와 외과간 갈등이 여전히 내재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진료가이드라인은 의료인에게 참고자료로 제공돼 표준진료를 정착하고, 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유방암학회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장기간 진료가이드라인 보완작업을 벌이면서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세환 위원장은 “진료권고안은 결국 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지만 학회 자체 사업비로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면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방암학회는 이번 진료권고안을 만들면서 대부분 외국 문헌을 참조했는데 이는 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연구비가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따라서 앞으로 임상연구 활성화를 통해 한국적 진료권고안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유방암학회는 앞으로 진료권고안위원회를 상설화해 근거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료를 평가해 매년 진료권고안을 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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