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안명옥 의원실 주최로 열린 '보건의료계 상생과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가 의약단체들의 건의사항 발표의 장으로 전락,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약 6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저출산·고령화라는 공동의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토론회에는 김용익 대통령 사회정책수석비서관과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이규식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해 '저출산·고령화 극복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방향 및 보건의료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참여한 의약단체 관계자들은 저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단체들의 권익을 대변하기에 바빴다.
먼저 대한간호사협회는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전문인력 조기확보 및 비용효과의 측면을 고려할 때 가장 비용-효율적인 전문인력을 간호사"라고 강조하고 "노인전문간호사에 대한 활용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학은 학문적 특성상 예방의학적인 부분이 우수해 노인의 만성질환과 장기 요양 등에 적합한 학문"이라고 주장하며, △한방의료보험적용확대 △양한방 협진체계 구축 △국립대학의 한의학과 설립 및 국립 한의학 연구소 설립 등 한의학 육성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에서 나온 토론자들의 발표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맥락에서 진행됐다.
이렇다보니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발제문에 대해 제대로 의견을 낸 토론자는 일간지 논설위원과 복지부 관계자 단 2명뿐"이라는 뼈 있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토론회 한 참석자는 "각 단체들의 요구가 부당하다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토론회의 취지를 생각할 때 적절치 못했다고 본다"며 "보건의료계 공동의 활로를 모색하기 보다는, 각 직역별로 뿔뿔히 흩어져 자기 살길만 찾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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