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돌려드릴테니 A은행 현금지급기 앞으로 나오세요."
광주시 A신경정신과의원 이모 원장은 몇일 전 자신을 국세청 직원이라며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원장은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보고는 세금을 돌려줄테니 은행 현금지급기 앞으로 나오라는 얘기에 잠시 흔들렸지만 낌새가 이상해 나가지 않았다.
국세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 개원가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지방 경찰청은 세금을 환급해주겠다고 속여 총 8건 2400여만원을 빼돌린 일당을 긴급체포했고, 국세청과 은행에 세금 환급 관련 문의전화만 300여건에 이르는 등 이미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이 원장은 전화를 끊은 즉시 국세청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국세청에서는 일체 그런 사실이 없다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 원장은 A은행 측에도 사실을 확인하던 중에 은행 직원이 '최근 국세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단이 기승을 부린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원장은 아직까지는 피해는 없지만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밝힌 사실이 계속 신경이 쓰여 은행 계좌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그들의 수법은 세금을 돌려준다며 전화를 걸어 통장을 가지고 현금지급기가 있는 은행으로 나오게 한뒤, 통장의 돈을 갈취해가는 식이다.
이때 피해자는 세금을 받기위해 현금지급기에 통장을 넣고 사기단이 시키는데로 따라하다보면 결국 그들의 계좌로 돈을 이체된다.
이 과정은 워낙 복잡해 피해자는 자신의 돈이 다른 사람의 계좌로 이체되는지 못한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 관계자는 "환급이 발생하면 신고계좌로 입금하거나 우체국을 통해 환급하지 현금입출금기를 통해 환급하는 경우는 없다"며 "은행카드 혹은 통장을 갖고 은행으로 나오라고 하는 전화는 100%사기이니 주의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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