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관리에 필수적인 지표가 되는 '당화혈색소'를 국민들은 물론 대다수 당뇨환자들조차 모르고 있어 체계화된 교육프로그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손호영)는 최근 당뇨병주간을 맞아 서울, 경기지역 7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당뇨환자 2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화혈색소에 대해 알고 있는 환자는 18%에 불과했다고 15일 밝혔다.
또한 당화혈색소에 대해 알고 있더라도 정확한 관리수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8.4%(21명)에 불과했다며 당화혈색소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의료진의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학회에 따르면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증가돼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를 말한다.
한번 적혈구에 당분이 붙은 경우 적혈구가 살아있는 120여일 동안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를 검사할 경우 당뇨환자의 2-3개월동안의 평균 혈당 농도를 정확히 알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당화혈색소 혈당 수치는 6.5%미만으로 이 이상을 기록할 경우 당뇨로 인한 합병증 발병률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당화혈색소의 관리여부는 합병증 유발 위험의 높낮이를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특히 당화혈색소 관리가 당뇨 합병증 예방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교육만으로도 당뇨환자들에게 충분한 자극이 될 수 있어 홍보와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학회가 전국 626개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 3만여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당화혈색소가 7.0% 미만으로 혈당 조절이 양호한 환자는 전체의 38.3%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가 7.0% 이상으로 관리 대상이었던 환자그룹(평균 8.3%)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한 결과 교육 3개월 후에는 7.8%로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당뇨병학회 손호영 이사장(가톨릭의대)은 "당뇨로 인한 가장 큰 근심인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조차 당화혈색소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회는 대부분의 당뇨환자들이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간의 혈당수치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혈당 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전했다.
공복 시 혈당이나 식후 혈당 검사의 경우 검사 당시의 혈당 수치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따라 그 수치가 다를 수 있다는 것.
특히 자가혈당측정은 약간의 생활의 변화만 생겨도 혈당 수치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환자가 안심하기 쉬워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 맹점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당화혈색소 검사는 식사 시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혈당관리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는 "평소에는 관리지침에 따라 자가혈당측정을 지속하면서도 1년에 4-6회는 당화혈색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최선의 방법"이라며 "의료진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주지시켜 환자의 적극적인 검진을 독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손호영 이사장은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당뇨로 인해 심평원에 청구된 진료비만 2711억원에 달하는 등 당뇨와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말할 수 없이 크다"며 "하지만 주기적인 당화혈색소 검사가 시행된다면 합병증 발병비율을 크게 낮춰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당화혈색소 검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학회의 노력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대국민적인 홍보를 위한 의료진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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