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성모병원이 진료비를 불법 과다징수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는 백혈병환우회가 의료기관의 임의 비급여와 선택진료비 무단 청구 관행에 정면 대응할 계획이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백혈병환우회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여의도 라이프오피스텔 1308호에서 진료비확인요청제도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최근 공지했다.
환우회는 “KBS 2TV 추적60분에서 의료기관의 임의 비급여 문제를 방영한 이후 환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어 진료비확인요청제도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환우회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거나 처방을 받은 경우 진료비 영수증에는 간단하게 총액만 나와 있고 환자가 요구할 때 발급되는 진료비상세명세서는 분량이 수십장에서 수백장에 달할 뿐만 아니라 전문용어여서 환자나 의료소비자는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환우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평원이 진료비확인요청제도를 통해 약제의 남용 여부와 진료비가 정확하게 계산되었는지 여부 등을 심사해 환자나 환자가족에게 통보해 주고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제도가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우회는 “의료기관들이 보험 적용되는 항목을 환자에게 비급여로 징수하고, 선택진료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신청한 것처럼 징수하는 관행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환우회는 요양급여기준이 신의료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의료기관이 부득이하게 환자에게 청구한 의학적 임의 비급여는 심평원과 의료계가 함께 현실성 있게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환우회는 이날 설명회에서 이런 의학적 임의 비급여 외에 보험급여 대상을 환자 전액부담으로 하거나 환자가 선택하지 않은 선택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 등의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백혈병환우회는 성모병원의 임의 비급여 문제를 폭로하기 직전인 지난 11월에도 '진료비 불법과다징수 설명회'를 연 바 있고, 현재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을 요청하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성모병원사건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11일 서울시의사회 경만호 회장이 문화일보에 ‘백혈병 환자에게 건보의 희망을’이란 글을 기고하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경만호 회장은 기고에서 “환자를 살리고 봐야 하는 의사에게 약의 사용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제대로 치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한다면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불신이 쌓이게 되고 결국 의사는 소신진료를 꺼리게 되어 환자의 치료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 회장은 “지금까지 이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했던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안기종 대표는 “백혈병 환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보험적용이 되어 심평원에 청구해 받을 수 있는 급여사항을 비급여로 환자에게 받은 진료비이지 의학적 임의 비급여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 환자단체와 소비자단체와 함께 ‘Who Pays? We Pay 운동’을 전개해 자신의 진료비가 정확하게 계산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전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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