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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교수여, 미래의 칼날 끊임없이 갈아라"

이창진
발행날짜: 2007-03-07 07:22:08

제2인생 철저 준비...진료 아닌 삶도 개척 필요

<특별기획> 홀대받는 정년퇴임 의대교수들

정년퇴임한 교수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30여년간 대학병원에 몸담은 채 학문발전과 후학양성에 전념해온 노(老) 교수들은 과거 은퇴한 선배들이 보여준 화려함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진의 무한경쟁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정년교수를 모셔가는 ‘전관예우’는 옛 얘기가 된지 오래이다. 건강함을 유지한 대다수의 노년층은 정년을 앞두고 차후 진로에 대한 고민의 기로에 서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정년교수들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고령사회에 직면한 의사직종이 준비해야 할 부분을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게재 순서>-------
①교수사회 권위주의 버리자
②선진국 교수제도에서 배우자
③젊은 교수진 미래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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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 고령화 남 얘기 아니다. 사진은 순천향의대 정년 퇴임식 모습.
“정년을 앞둔 교수들이 지금 고민하는 부분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40대 교수에게는 더 큰 산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한 중견교수는 고령화에 진입한 교수사회의 미래를 이같이 진단하고 이를 간과하고 있는 젊은 교수진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정년'(停年)의 사전적 의미는 ‘관청이나 학교, 회사 따위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하여져 있는 나이‘를 일컫는 말로 대학 교수는 6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신체를 지니고 넘쳐나는 정년교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일부에서는 거창한 대학병원이나 연구기관을 떠나 군병원이나 농촌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 이들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정부는 한때 군병원을 평시 민간병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퇴임교수를 활용해 젊은 의사를 교육시키는 방안을 고려한 적도 있었으나 추진과정에서 좌절돼 의학계에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일제시대를 경험한 노 의사들은 정년 후 일본으로 자리를 옮겨 시골에 있는 보건소에서 진료하면서 80세까지 의사로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옛얘기라면 정년한 교수들의 진로는 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봉직의 밖에는 없는 것일까.

개원의로 변신한 조두영 명예교수는 미래를 위한 철저한 준비를 거듭 당부했다.
‘외과교수, 5~7년이면 매스 놓는다’


외과계열의 경우, 수술중심의 진료의 특성상 시설과 장비, 인력 문제로 '개원'은 희망사항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타 병원으로 이동해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수술하거나 술기를 익혀 다른 분야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문제는 장기간 서서 수술에 임해야 하는 외과분야가 고령 의사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겨운 노동이라는 점에서 5~7년을 전후해 매스를 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정년 퇴임후 진로를 굳이 진료라는 분야에 국한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하고 “그동안 쌓아온 전문분야의 노하우를 활용한 의료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환자와 병원을 연결하고 중소병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료라는 틀을 벗어난 길을 제언했다.

그럼, 외과와 다른 내과 등 비수술과의 진로는 어떤 것을 고려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내과계 교수 대다수도 정년 후 외과계열과 같이 대학병원을 선택해왔다.

큰 노동력이 필요로 하지 않은 내과계는 일반적으로 외과 정년교수보다 근속연수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같은 계열 많은 교수간의 보이지 않은 경쟁으로 더 짧은 봉직기간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개원’이라는 또 다른 길이 열려있다.

서울의대 정년 후 첫 개원한 교수로 알려진 신경정신과 조두영 명예교수(70, 조두영신경정신과의원 원장)는 후배교수들을 위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담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개원한 교수 “제2인생 행복감 맛보고 있다”


프로이트 학파의 대가로 알려진 조두영 교수는 “과거에는 통했던 서울대병원 정년교수도 이제 한물 간지 오래”라고 말하고 “서울대 선생은 알아서 모셔간다는 말은 40~50대 교수들의 명성에 밀려 정년 후 가죽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며 정년교수들이 처한 현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조두영 교수는 개원에 대해 질문에 “의대 입학때부터 구멍가게(의원)를 차려 시장바닥에서 굴러가며 인간 군상들과 같이하는 상황을 공상해 왔다”며 “개원한지 5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제2의 인생을 실현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솔직히 서울대병원 교수시절 느끼지 못한 행복감을 지금 맛보고 있다”고 전하고 “시장바닥에서 뒹굴면서 터지기도 맞기도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통해 나약하지 않은 나를 느낀다”며 교수직을 버리고 의원 원장으로서 살아가는 기쁨을 표현했다.

조두영 교수는 특히 “교수시절부터 입원환자를 전공의에게 맡기기 않고 하루에 3~4번씩 찾아가 진찰하는 진료에 전력투구를 했다”고 전하고 “젊은 교수들이 정년 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자신의 칼날을 끊임없이 갈고 사용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는 냉철함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조두영 교수는 마지막으로 “60세가 넘어 젊은 교수들과 어깨를 겨누고 경쟁할 수 있는 교수가 몇 명이나 되겠는냐”고 반문하고 “정년은 있어야 하나 과거로 돌아간다면 60세에 교수직을 버리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년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를 주문했다.

정년교수들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의 노년층 활용방안과 함께 넓은 세계에서 미래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교수사회의 새로운 철학이 정립돼야 한다는 개혁적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취재후기:경직된 교수사회에 '정년'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은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라고 보여집니다. 이번 기사를 위해 취재에 응해주신 최고령의 김응진 교수를 비롯하여 조두영 원장 그리고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은 익명의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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