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A약국 김모 약사가 6개월 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윗층 상가에 입주 개원의를 구한지 1년째. 파격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입주하겠다고 나서는 개원의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 약사는 "건물을 비워둘 수 없어 처방전이라도 받을 생각에 입주 개원의를 찾고 있다"며 "건물주인 부친의 허락을 받아 일정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막상 나서는 이가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7일 개원가와 개원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대료 무료 조건이나 최저가를 내걸고 입주시키려는 건물주가 많지만 개원의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이들 건물의 대다수는 개원입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개원시장이 얼어붙어 봉직의들이 개원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섣불리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유이다.
경남의 한 건물주는 3개월 임대료 무료에 보증금 2000만원, 월 임대료 90만원이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문의만 있을 뿐, 아직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건물주는 "주변에 들리는 얘기로는 올해 유난히 개원시장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사들이 개원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봉직으로 병원에 남거나 기존에 개원의들도 병원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물이 면 단위의 시골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 상권이 발달돼 있지 않아 대도시 개원가에 비해서는 떨어질 수 있다"며 "인근 주민들도 대부분 노인들이 차지해 최상의 개원입지라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골든와이즈닥터스 서승한 대리는 "파격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입주가 되지 않는 것은 입지 자체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가령 이미 죽은 상권이거나 주변에 경쟁 개원가가 너무 많은 경우 입주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원시장이 불안정할수록 개원 예정의들은 돈을 더 주고라도 안정적인 개원입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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