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어디라고 환자가 있으면 배치되는 공보의.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찾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외지 혹은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공보의를 찾아가 봄으로써 그들의 생활을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해볼까한다. <공보의를 찾아서>는 매주 월요일 연재된다. - 편집자주 -
방화사건 현장. 미처 불을 피하지 못한 여자시체 4구가 발견됐다. 범인은 막내 딸의 남자친구가 유력한 용의자에 올랐고 그는 결국 교도소 생활을 하게됐다.
그리고 몇달 뒤 발생한 교도소 내 어느 수용자의 자살. 방화사건 당시 범인으로 몰렸던 남자친구가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긴채 자살한 것이다.
대구지검 남경덕 공보의(28)가 맡았던 첫번째 부검 사건이다.
"처음 맡았던 사건부터 평범한 사건은 아니었지요. 생소하고 낯선 경험이었어요. 1년쯤 지난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지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처음 맡았던 그 사건은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검찰청 근무하는 공보의
남 공보의는 검찰청에 근무하는 4명의 공보의 중 한명으로 대구지검에서 지난해부터 근무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검사들과 함께 강력사건을 맡아 진행하며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부검을 실시하는 것.
"간혹 제가 사건 현장 등 일하러 나갈때 검사들과 함께가면 든든하다고들 해요. 그럴때면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죠."
강력범죄 등 처음에는 낮설고 무섭기만 했던 사건들이 이제는 주변의 이야기가 됐단다.
뉴스에서나 볼 수있는 사건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다보니 과거에는 미처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삶에 대한 감사함을 배우게 됐다.
"사람들이 참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단돈 천만원을 사기당했다고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억울한 사람도 많고 사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구나 새삼 느꼈죠."
간혹 의료분쟁에서 부검을 실시할 때도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의사가 진단서를 조작한 사실을 발견해 냄으로써 억울한 환자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줬다.
그런가하면 환자들이 의료사고 시 막무가내로 의사 잘못이라고 우겼지만 부검결과 진료상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해 환자 보호자들을 잠잠하게 만들기도 했다.
"검찰청 공보의 근무활동 도서 발간 계획"
공보의가 검찰청에 배치된 게 세번째 쯤 됐으니 그는 검찰청 공보의 3세대쯤되는 셈이다.
대구지검의 경우 올해부터는 남 공보의에게 방을 따로 내어줄 정도로 근무환경은 괜찮은 편.
그러나 아직 공보의들이 검찰청에 들어온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부검과 관련 자료가 없다.
"일을 하다가 관련 정보가 부족할 때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후배들은 조금이나마 쉽게 근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각 부검 사례별로 자료를 정리해 책으로 펴내고 싶어요."
그는 이밖에도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병원 경영자가 바로 그것이다.
"학생 시절 하버드 의대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보니 미국에는 병원 내 법무팀이 따로 있더라고요. 게다가 환자가 원하는 언어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통역시스템도 이미 자리잡혀있고요. 심지어 의료분쟁 시 문제를 해결하는 팀을 따로 구성돼 있는 걸 보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지금 세운 목표를 이루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할 게 많다. 그런 까닭에 그는 공보의 근무가 없는 주말에 더 바쁘다.
앞으로 의사-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시스템을 갖춘 병원 경영자로 거듭날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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